글쓴이에게 "뭘 그런것가지고 그래~ 너무 속좁은거 아냐?"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많은 사람들이 글쓴이를 답답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우리도 가만히 돌이켜보면 어렸을적 부모님이 동생을 챙기는 모습에 질투를 하기도 했고, 내 연인이 나와 키스를 하기전에 다른 사람과 키스를 했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던 시절이 있었을 테니 말이다. 

이성적으로는 "그래 뭐...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면서도 머릿속엔 전여자친구와 알콩달콩 해외여행을 준비하고 멋드러진 해외여행을 하며 둘만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었을 남자친구의 모습을 생각하니 괴로울 수밖에!

글쓴이의 고민은 바보같거나 답답한 질문이 아니라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하며 관계에 대한 소유욕에 눈을뜬 아주 귀엽고 자연스러운 고민이다. 우리는 누구나 본능적으로 자기중심적 사고를 하고 이것은 자연히 나는 특별하다는 생각을 하게한다. 그리고 연애를 시작하면서 이 특별하다는 감정은 서로가 서로에게 특별해야한다는 감정으로 발전하고 자연히 '처음'에 민감하게 된다. 

첫연애, 첫키스, 첫... 하여간. 우리는 무엇이든 처음이라는 것에 큰 의미를 두기 때문에 첫연애를 하는 글쓴이의 입장에서는 자신에겐 첫 해외여행이 남자친구에게는 두번째라는 것이 이성적으로는 별일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뭔가 자신이 손해를 보는듯한 느낌, 그리고 상대에게는 특별하지 않은건가 하는 불안감이 엄습할 수 있다. 

충분히 그런 생각을 할 수있고 그런 생각을 해도 괜찮으며 이런 생각을 남자친구에게 이야기해도 괜찮다. 다만 남자친구에게 이야기를 하기전에 포커스를 남자친구가 아닌 글쓴이 자신에게 두고 충분히 생각을 다듬고 나서 이야길 하자. 

아마 지금 이대로 남자친구에게 이야길 하게된다면 남자친구가 전여자친구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것을 머릿속에 그리며 "나는 처음인데! 너는 왜 두번째야!"라는 식으로 남자친구를 비난하는 투의 이야길 하며 쓸데없는 트러블을 만들 수 밖에 없다. 

이때 포커스를 남자친구가 아닌 글쓴이 자신에게 둬보자. 남자친구가 전여자친구와 해외여행을 갔다왔었다는걸 알게되고 나서 자신의 감정이 어떻게 변해갔는지, 어떤 부분이 불안한지, 글쓴이 본인이 어떤것을 원했는지 등을 차분히 생각해보자. 그리고 해외여행을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첫날밤 숙소 테라스에서 시원한 맥주라도 마시며 가볍고 밝게 그리고 조금은 뾰루퉁하게 이야길 해보면 어떨까? 

"자기야! 나 솔직히 이번 여행 오기전에 화났었다? 난 연애도 해외여행도 둘다 자기가 처음인데... 자기는 이번이 여자친구랑 해외여행이 두번째라고하니까... 뭔가 난 자기에게 특별하지 않은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그랬어... 그래도 꾹 참고 자기랑 더! 특별한 추억만들러왔으니까! 협조해! 알았지!?"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