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리뷰는 관점에 따라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

만약 비슷한 재난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정말 이럴듯 싶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난' 만큼에는 상당히 진심으로 연출했다는것이 느껴졌던 영화. 쫄깃하다 못해 정말 리얼 했던 재난 연출과 더불어 빠르게 진행되는 초중반부까지는 거의 역대급 영화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이후 쏟아지는 신파와 스스로 산으로 가는 뇌절은 그저 아쉬움만 남겼는데 초중반부에 잘 쌓아올린 재미를 계속 갉아먹으며 심지어 늘어지기까지 한다. 좋았던 페이스만 잘 유지했다면 칭찬만 해도 모자랐을 영화가 갑자기 뇌절을 택한 이유가 뭔지 너무 궁금할 지경으로 후반부가 영화의 모든 것을 망쳐놨다. 재난에 신파가 없을 수는 없다고 생각은 하나 기껏 다 늘어지게 해놓고 수습 용도의 뇌절 신파는 거부감만 생기는듯 싶더라. 그래도 분명히 단점을 알고 계속 고민하며 재편집한 결과라는것을 등급심사표를 오래 지켜본 나는 애써 이 정도면 잘한거다 싶지만 정말 몰입도 엄청났던 중반부까지 잘 이끌어놓고 한순간에 알아서 멸망의 길로 가는게 그저 안타까울 뿐 이었던것 같다. 여기서 확실한건 국내 최초 '항공재난' 타이틀에는 걸맞는 재난 영화였다는 것.

주연 배우들만 초호화 인줄 알았는데 조연 배우분들도 상당히 초호화이다. 주연 배우분들에게 가려서 언급이 잘 안되는게 좀 아쉬울 정도. 왜냐면 전도연,박해준 배우가 연기한 캐릭터의 경우에는 정말 이 톱스타가 연기를 했어야 했나 싶을 정도로 밋밋한 캐릭터여서 굳이? 라는 생각이 들더라. 영화관이 안좋은건지 대사도 잘 안들려서 답답한 상황에서 각 캐릭터들의 개연성은 일단 뒤로 한채 우선적으로 '항공 재난' 에만 집중한덕에 재난이 일어나는 모습은 상당히 몰입감 있게 봤으나 디테일 적인 부분에서 생각해본다면 충분히 빈틈이 많았던 영화임은 분명하다. 깔끔하게 '왜 이런짓을 저질렀는가' 에 대한 부분을 깊게 들어가지 않아준건 대단하지만 그것을 알아보는 과정이 상당히 작위적이다. 재난 영화의 법칙을 그대로 따라간듯한 아쉬움도 남는 상황에서 빛나는건 배우들의 연기 뿐인데 인물들과의 얽힌 이야기라던지, 전체적인 부분에서 약간의 아쉬움이 계속해서 남아있었던건 분명한듯 싶다. 그리고 그 단점들을 초중반 까지는 충분히 커버가 되었던 영화.

어쩌면 재난 상황이 보여주는것보단, 그로 인한 반응, 대처들을 더 보여주기 위해 비행기 팀과 상황본부 팀을 나누어서 초초화 캐스팅을 한듯 싶은데 상당히 비현실적인것이 상황 본부 팀이라면, 현실적인건 세상의 반응이라는 점이 늘 재난 영화를 보고 난 후의 찝찝함일듯 싶다. 아니 그냥 우리나라 뿐이 아니라 이런 상황이 주어진다면 분명 이렇게 반응을 하겠지 란 생각 속에, 늘어지는 후반부를 위해 서포터를 해주는 역을 해주다보니 신파에 어울려서 그저 영화 전체를 갉아먹는 부분으로만 되버린것도 좀 아쉽더라. 적당한 뇌절 혹은 아니면 아예 어차피 본 목적은 '가장 무서운건 인간' 이라면 한쪽으로만 극단적으로 가서 말 그대로 '비상선언'. 느낌만 잘 살렸어도 좋았을것 같은데 '국민''감동''가족' 이 세가지를 버릴 수 없었던 감독님의 선택은 결국 뇌절로 이어진게 아닐까 싶다. 신파가 문제라기보단 초중반부에 모든것을 쏘아부어버려서, 후반부에 보여줄게 없다보니 이 상황이 된 느낌이랄까. 그저 재난만 바라본다면 추천하고 싶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후반부 10분 이상은 더 잘라냈어야 했던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