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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지나 프린스 - 바이스우드

주연 : 샤를리즈 테른, 키키 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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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만들어졌고, 1990년 국내에 개봉한 러셀 멀케이 감독의 [하이랜더]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는 불멸의 전사를 소재로 한 영화로 1편의 흥행 성공으로 5편까지 만들어졌지만 갑자기 SF 영화로 변한 [하이랜더 2]를 제외하고는 3~5편은 비디오용 영화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는 당연히 1편을 가장 재미있게 봤는데 그 이유는 주인공인 코너 맥클레인(크리스토퍼 램버트)가 느껴야 할 슬픔이 마음에 와닿았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늙어 죽어가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코너는 이후 그 누구도 사랑하지 않는 외로운 떠돌이가 된다. 당시만 해도 불사신은 막연히 좋은 것으로만 생각했는데 [하이랜더]는 그 반대로 자신이 원하지 않은 불사의 능력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주인공을 보여준 것이다.

지난 7월 10일, 넷플릭스에서 [올드 가드]가 공개된다고 했을 때 당연히 나는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샤를리즈 테른이 주연을 맡았고, 영화의 내용은 마치 [하이랜더]를 떠오르게 했기 때문이다. 영화의 주인공은 앤디(샤를리즈 테른)라는 불멸의 전사이다. 그녀는 언제 태어났고, 언제 불멸의 전사가 되었는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기나긴 세월을 살며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행하였다. 그녀에겐 세 명의 동료가 있다. 나폴레옹과의 전투에서 사망했다가 되살아난 러시아인 부커, 그리고 십자군 전쟁에서 적으로 만난 조와 니키. 그들은 앤디를 리더 삼아 정의를 위한 작전을 수행한다. 하지만 전직 CIA 요원인 코플리(치웨텔 에지오프)의 함정에 빠져 존재가 들통이 날 위기에 처한다. 그리고 그때 새로운 불멸자 나일(키키 레인)이 죽음에서 부활한다.

[올드 가드]는 불멸자라는 소재만 빼고 본다면 다서 뻔한 내용을 가지고 있다. 최강의 특수요원들이 함정에 빠지고, 그러한 가운데 새 팀원이 들어오며 위기를 모면한다는... 게다가 앤디와 그녀의 동료들을 위기에 빠뜨리는 것이 젊고 야망 넘치는 제약회사 CEO 메릭라는 설정도 실망스럽다. 불사의 약을 만들어 떼돈을 벌겠다는 생각에 런던 도심 한가운데의 고층 건물을 전쟁터로 만들어 버리다니, 설정이 너무 과했다. 하지만 내용이 뻔하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이미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 [아토믹 블론드]를 통해 액션 연기에 능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샤를리즈 테른의 액션은 2시간 5분의 러닝타임을 가득 채우고도 남을 만큼 매력적이다.

그러나 [올드 가드]에 샤를리즈 테른의 액션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봉인된 채 바닷속에 잠긴 동료 꾸잉을 구하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 그리고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 불멸자의 운명에 대한 고뇌 등도 연기력이 뛰어나기로 정평이 난 샤를리즈 테른에 의해 완벽하게 표현된다. (그녀의 연기력을 확인하고 싶다면 최근 개봉한 [밤쉘 :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을 보시라.)

영화가 끝나고 나면 2편에 대한 쿠키영상도 볼 수 있다. 영화에서 잠시 언급된 꾸잉은 앤디의 동료였지만 중세 시대 마녀로 몰려 철로 된 관에 갇혀 바다에 버려진다. 불멸자인 그녀는 익사했다가 깨어났다가는 수백 년 동안 반복하면서 인간에 대한 극한의 분노로 미치광이 된다. 그러한 꾸잉이 쿠키영상을 통해 돌아왔음을 밝힌 것이다. 꾸잉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워낙에 매력적이라서 1편의 메릭 따위하고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전망이니 기쁜 마음으로 [올드 가드 2]를 기다려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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