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 기어스 반역의 를르슈 R2 コード ギアス 反逆の ルルーシュ R2 Code Geass Lelouch of the Rebellion R2
참고 : https://namu.wiki/w/%EC%BD%94%EB%93%9C%EA%B8%B0%EC%95%84%EC%8A%A4
그날 이후로
내 마음엔 납득이란 말이 없었다
맞지 않는 거짓된 일상
뒤틀린 시간
다른 기억이 심어진 가축의 인생
하지만
진실은 날 갈구해왔다
그렇다
틀렸던 건 내가 아닌 세계다
세계는 변한다
바꿔낼 것이다
왜냐면 난 제로
세계를 무너트리고
세계를 창조할 사나이다!
나라면 악이 되어 더 큰 악을 칠 것이다!
R2는 R1에서 그동안 내놓은 이런 저런 궁금점(떡밥)과 R2에서 새로 내놓은 의문점을 성공적으로 수습하고 정리해내진 못하지만 강렬한 최후를 보여주는 끝맺음 때문에 헐겁고 빈틈 있지만 결국에는 모든 문제점을 돌파해내는 것에 (이번에도) 성공하고 있다. 이런 저런 거슬리는 것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빼어남을 보여주고 있다. 위태위태하면서도 자신만의 위엄을 잃지 않던 를르슈처럼 R2도 그걸 잃지 않고 뿜어내고 있다. 휘청거리며 위풍당당하다 해야 할까?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그리고 어떤 식으로 세계관을 구성할지를 놓고 다투는 내용으로 바뀌면서 흔하디흔한 방식의 이야기가 되어가지만 그럼에도 극적인 전환의 연속이고 그걸 즐기고 빠져들도록 하고 있다. 어떤 희생양이 필요로 하다는 것, 그걸 통해서 악명과 오명을 통해서 평화가 완성된다는 식의 구성은 익숙한 방식이지만 R2는 그 진부한 방식을 무척 과격하게 해내고 있어 자극적이기도 하다. 약간 혼잡스럽고 매무새가 단정하진 못하지만.
드라마틱함을 잃지 않는다. 덜컹거림에도 그게 가능한 이유는 아마도 방향과 맥락을 잃지 않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그게 아니면 어정쩡하지만 새로운 뭔가로 계속 덮어내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사건을 사건으로 덮어내고 있고 뭔가 문제점을 찾기 전에 새로운 상황이 발생해버리고 있다. 반전과 반전 그리고 중심에서 있는 를르슈.
이것으로 상냥한 세계가 완성되는 것인가?
를르슈라는 기억에 남을만한 인상적인 주인공 덕분에 아직까지도 입에 오르내리는 시리즈가 된 것 같다. 우상과 같은 존재에서 상징적 존재가 되어가고 결국에는 저주받는 자가 되는 과정이 그렇게 좋은 설득력을 만들진 못하지만 그가 갖고 있는 치명적인 매력 때문에 그걸 받아들이게 된다.
앞서 R1을 얘기할 때 말했던 해석의 문제가 여전히 신경 쓰여 있는 그대로 즐기지 못하게 하지만 분명 재미나고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황이 꼬리를 물고 이어져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든다. 앞으로 어디까지 이야기를 확장시킬지는 의문이지만 이런 정도면 다른 이야기도 관심 갖게 된다.
훌륭하진 못해도 폭발력을 잃지 않는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에는 충분히 동의하게 된다. 연출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도 알게 해준다. 시끌벅적한 소동극으로 채워진 학원물과 세계를 걸고 다투는 전략전쟁물이 하나로 겹쳐놓는 진귀한 순간을 보게 된다. 여러 가지로 문제점도 가득하지만 그럼에도 흥미진진하다.
이상과 꿈 그리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많은 수단과 과정 속에서 계속되는 역설의 연속이 어떤 비극을 만들어내는 것인지를 보여주려 한다. 증오의 연쇄를 막기 위한 위대한 희생이라는 전형성으로 끝내고 있지만 그 과정을 과장되면서 장열하게 그리고 감수성 과잉을 통한 장엄함을 만들며 마무리한다.
나름... 끝내준다.
저렇게 막무가내로 몰아붙이며 끝낼 수도 있구나... 라는 감탄을 하게 된다.
참고 : 일본이 과거에 저지른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반성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식의 이야기를 즐기기는 기질 상 맞진 않는 것 같다. 보는 내내 신경 쓰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