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카우 First Cow> 쿠키에는 우유를, 인간에겐 우정을.
영화 <퍼스트 카우 First Cow>.
유명한 배우 없이도, 이토록 사람 마음을 휘어잡은 작품은 간만이라 할수있었는데요.
해외에서도 평단의 사랑을 받으며, 국내에도 상륙해서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는 이 영화,
19세기의 서부개척시대.
유대인 '쿠키'는, 사냥꾼들의 식사담당으로
우연히 중국인 이민자 '킹 루'를 도와준다.
그 후 친구가 되어,
마을에서 빵을 팔아 정착하기로 하고
빵을 만들기위해 젖소의 우유를 훔치기로 하는데...
서부시대에
총이 아닌 빵을 들다.
1820년대의 서부 개척시대는, 그야말로 개척을 향한 탐욕이 가득했던 시대이지만,
주인공 '쿠키'는 순둥이 외모만 봐도, 이 시대와는 어울리지않는 그런 순박한 사람이었습니다.
영화는 둘이 영혼의 친구가 된걸 넘어,
쿠키의 능력을 살려 '맛있는 빵'을 만들어 파는데,
이 개척의 시대에서 생존과 결투가 아닌, 제빵'으로 승부를 거는게 참 '쿠키'답더군요.
영화 <퍼스트 카우>는 이렇게 19세기의 서부극을 다루고있지만,
그간 다뤄온 서부극과는 다른 시선으로 담아냅니다.
죽음과 결투보다는, [공존과 우정]을 택했으며, 그걸 담아내는 이야기와 과정조차도
내내 마음을 뺏겨버릴 정도였는데요.
2시간내내 자연의 세계에서 마음껏 빠지고온 아트영화.
영화는 일종의 [슬로우 무비]였습니다.
내내 거의 정적으로 흐른만큼, 조용하지만, 바쁩니다.
조용한 가운데, 움직임이 있으니.
긴장감과 몰입감이 내내 이어지는 묘한 영화.
이 영화를 보면, 흔하게 배치되어진 설정들이 없는, 서부극이지만 그 흔한 백인중심의 서부극이 아니라는 점도 너무 신선했습니다. 총이 아닌 우정을 택한것도 말이죠.
빵을 파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우유를 훔쳐야하니 긴장감이 넘치고,
그 만들어진 빵맛은 어찌나 맛있어보이던지, 군침이 흐를 정도였습니다.
영화 [퍼스트 카우]는 글로는 다 설명할수없는,
오묘한 매력을 가득 담은,
정말 그런 밀크다운 신선함과 기발함, 진득한 두 남자의 우정과 생존을 담은 작품이었습니다.
분명히 영화는 느린데, 정신없이 빠져들고,
끝까지 이 두 남자의 행적에 관심을 갖게합니다.
쿠키에는 우유를, 인간에겐 우정을.
이 문구만큼 영화를 잘 표현한게 없는것 같네요.
영화는 분명 느리게 흘러가지만, 우리의 삶 속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분명히 전하고있으며,
그 황량한 서부개척시대에서마저도 살아숨쉬고있고, 빛나고있는게 무엇인지
정확하게 전하고있었습니다.
올해 본 영화 중에서 가장 특별한 감상을 전해준, 신기한 영화라 할수있어서 어쩌면 가장 인상적인 영화로 남을수도 있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