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런>에서 알고 있는 것은 단 하나였다. <서치>제작진이 만들었다는 점이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승부한 영화다. 미국은 거대 자본으로 움직이는 블럭버스터 영화도 있지만 탄탄한 작품성으로 승부하는 영화도 있다. 여기에 기발한 아이디어를 갖고 관객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영화도 꽤 만든다. 작품성이라는 표현보다는 보고 싶다는 궁금증을 자아낸다. 영화를 보고나서 욕을 하는 경우도 있고 감탄하는 경우도 있다. 기발한 게 전부라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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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런>도 기발한 것보다는 색다른 관점이라 할 수 있다. 예전에 <미저리>라는 영화가 있었다. 작가를 좋아하는 팬이 우연히 작가를 구한 후에 그를 감금한 내용이다. 단지 2명이서 영화를 이끌어갔다. 연극도 아닌 영화가 그런 식으로 구성하고 진행하기는 힘들다. 이 영화는 그보다는 더 많은 인물이 나오지만 실제로 엄마와 딸이 모든 내용을 전부 커버한다. 다른 인물은 실제로 없어도 될 정도로 미미하다. 그저 극의 흐름을 좀 더 원활하게 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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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사랑은 내리사랑이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아빠보다 엄마가 더 일방적인 사랑을 한다. 무조건적인 사랑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의 시간과 마음마저도 내던지고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경우도 많다. 아프면 옆에서 떠나지 않고 계속 지켜볼 뿐만 아니라 혹시나 잘 못 될까봐 노심초사하고 언제나 곁에서 응원한다. 엄마의 사랑을 의심할 일은 없다. 보통 너무 심한 것이 보통 마마보이라고 하는 정도다. 결혼하고나서도 엄마의 사랑이 끝이 없어 문제긴 한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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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않다면 엄마의 사랑은 대부분 고맙고 고마운 일이다. 엄마의 이런 사랑은 배우는 것은 아니다. 낳은 정인지 기른 정인지까지도 애매하다. 자신이 오랜 시간동안 배에 간직하다 세상에 나와 더 사랑이 깊어졌는지도 모르겠다. 아이를 키우면서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면서 생긴 감정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아이도 자라면서 자신에게 한없는 사랑의 눈빛으로 바라보는 엄마의 감정을 알기에 믿고 따른다. 특히나 동성인 모녀의 이런 사랑은 더욱 유독 다른 듯도하다.

이 영화는 기획과 구성이 모든 것이라 내용을 이야기하기가 힘들다. 그 어떤 힌트라도 담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대한 그걸 피하는 선에서 간단하게 전달하면 다음과 같다. 다이앤(사라 폴슨)은 아이를 출산한다. 아이는 미숙아로 태어나 급하게 응급수술에 들어간다. 겨우 숨이 붙어 인큐베이터 안에 너무 작은 아이가 있다. 다이앤은 인큐베이터 벽을 손바닥으로 만지면서 아이를 애처롭게 본다. 그 후에 뒤돌아 의사를 향해 '살 수 있는 거죠?'라는 질문과 함께 컷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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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시간이 지난 후 클로이(키에라 앨런)은 성인이 되었다. 워낙 미숙아로 태어나 그런지 클로이는 신체가 자유롭지 못하다. 미숙아일 때 컷이 된 후에 다양한 질병에 대한 설명이 자막으로 나온다. 자연스럽게 클로이에게 생긴 병이 아닐까하는 추측을 하게 만든다. 클로이는 하체가 마비인지 모르겠지만 휠체어를 타고 다닌다. 그래도 건강히 자랐는지 성격이 무척 밝다.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까지 간 듯하다. 신체가 어려운 아이들의 부모가 모인 모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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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모든 부모가 다 울면서 이제 자신들을 떠나게 될 자녀를 걱정하고 울면서 아쉬워한다. 다이앤은 전혀 울지 않고 혼자사 폰을 보며 딴 짓을 한다. 사람들이 다이앤에게 물었더니 전혀 아쉽지 않다고 한다. 아직 대학을 합격했는지 모르겠지만 오히려 즐겁다고 한다. 그동안 뒷바라지하며 너무 힘들었는데 이제 마음것 자신의 삶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며 말한다. 여기까지가 내가 이야기할 수 있는 이 영화의 줄거리다. 그 다음부터는 영화가 달려가는 속도로 볼 때 미리 알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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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적으로 나오는 장면이 있다. 다이앤이 미숙아였던 클로이를 손바닥으로 잡으며 보는 장면이 있다. 처음에 나왔던 그 장면과 비슷하게 클로이를 다이앤이 조금 멀리 떨어져서 본다. 보는 모습이 애처롭다기보다는 다소 묘한 분위기다. 클로리이가 병원 병상에 누워 있을 때 응급환자로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다이앤이 또 보는 장면이 있다. 이런 장면은 반복되면서 클로이와 다이앤의 관계를 보여준다. 모녀 지간은 결코 서로 떨어질 수 없고 애증의 관계라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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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갈수록 엄마와 딸은 친구가 된다. 서로 흉물없이 이것저것 미주알 고주알 털어놓는 관계 말이다. 영화는 중간 내용에서 개인 집에 저런 것들이 있다는 게 다소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 장치로 극이 연결되는 것 맞지만. 좀 과한 설정처럼 느껴졌다. 비록 미국은 개인 집에도 어지간한 장비들이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도. 영화는 후반부에 반전이 있다. 그 반전을 위해 어떻게 보면 시종일관 달려가는 영화처럼 보인다. 결말에 가서는 또다른 반전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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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팬더의 결정적 한 장면 : 클로이가 입에서 약 빼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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