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초. 개척시대에 서부로 이주하여 삶을 살아가는 한 일가의 이야기를 3대에 걸쳐 보여준 영화.”

3시간 정도의 시간으로 서부 개척사를 담아내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서부 개척사’는 제목부터 너무 거창한 것 같다. 그래도 아주 뭐라 그럴 정도는 아닐 수준으로 영화는 만들어졌다. 칭찬하고 싶은 점도 딱히 없지만.

뭔가 어수선하다는 생각은 든다. 3명의 감독이 나눠서 만들었기 때문에 그런 건 아닐 것이고, 유명 배우들이 총출동하듯 등장하기 때문도 아닐 것이다. 어떤 중심이 없어서 그런 건 아닐까? 뭘 담아내려고 하는 건지도 잘 모르겠다.

기본적으로는 한 가족이 어떤 식으로 개척사를 겪는지 보여주려고 하지만 드넓은 미국이라는 공간을 생각한다면 이미 실패가 예정된 시도였을지도 모른다. 그나마 다양한 자연 풍경을 잘 담아내고 있어 여러 가지로 볼만한 점은 있었다.

초기 개척시대

남북전쟁

노예해방

금광 열풍

철도의 등장

서부 개척사에서 중요하게 다룰 사건들이 간단하게 언급되면서 한 가족이 어떻게 그 시기를 겪는지 이 영화는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 긴밀하고 긴박하게 다루진 못하지만 광활한 풍광이 인상적이라 크게 불평하고 싶진 않다. 좋아하는 배우들이 잔뜩 등장하고 있기도 하고.

백인들이 쓴 자신들의 미국 정착기와 같은 느낌을 들게 된다. 그런 점에서 서부를 개척했다는 제목도 어쩐지 의미심장하다. 개척한 것인지 내쫓아낸 것인지 생각해보게 된다는 뜻이다.

어떤 기념과 자축의 느낌이 드는 영화였다. 근데, 과연 뭘 기념하고 자축하는지는 알지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