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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제이슨 레이 하우덴

주연 : 다니엘 래드클리프, 사마라 위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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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 2부]가 개봉한 것이 2011년 7월이니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해리 포터'라는 족쇄에서 해방된지도 어느덧 9년이 흘렀다. 그 사이 다니엘 래드클리프는 [우먼 인 블랙], [혼스], [빅터 프랑켄슈타인], [나우 유 씨미 2], [정글] 등의 영화로 활발하게 연기 활동을 펼치며 '해리 포터'의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중이다. 올해도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주연을 맡은 영화가 두 편이 개봉했다. [건즈 아킴보]와 [프리즌 이스케이프]이다. 하지만 이들 영화 역시 이전의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다니엘 래드클리프에게 '해리 포터'의 이미지를 지워줄 만한 위력은 보이지 않는다.

[건즈 아킴보]는 서로 목숨을 걸고 싸우는 것을 인터넷 생중계를 하는 신개념 게임 '스키즘'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어렸을 적에는 슈퍼 히어로가 꿈이었지만 지금은 게임 회사의 평범한 직장인에 불과한 마일즈(다니엘 래드클리프)는 회사에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은 어느 날 집에서 '스키즘'에 접속하게 되고, '스키즘'에 악플을 달면서 인생이 바뀌어 버린다. 마일즈의 악플에 화가 난 '스키즘'의 리더 릭터(네드 데네히)는 마일즈의 인터넷 IP를 추적해서 마일즈를 납치한다. 그리고는 그의 두 손에 총을 박아버리고, '스키즘'의 최강자 닉스(사마라 위빙)와 싸움을 붙인다.

파리 한 마리 죽이지 못하는 소심남 마일즈는 이제 최강의 킬링 플레이어 닉스의 상대가 된다. 두 손에는 각 50발이 장전된 총이 부착되어 있지만 마일즈가 할 수 있는 일은 도망치는 것뿐. 다행히 도망치는 것은 기발하게 잘 해서 닉스의 공격을 아슬아슬하게 벗어난다. 마일즈가 닉스와 싸우지 않고 도망만 치자 릭터는 마일스의 옛 여자친구인 노바(나타샤 류 보르디초)를 납치해서 싸움을 강요하는데... 경찰마저 닉스에게 매수된 상황. 마일즈는 노바를 구하고 자신도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닉스와 손을 잡고 릭터에 대항하는 것뿐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영화는 초반 전형적인 찌질이 캐릭터 마일즈를 통해 웃음을 유발한다. 두 손에 총이 박혀버려 옷도 입을 수 없고, 소시지 하나 주워 먹을 수 없는 상황인 마일즈는 찌질이 캐릭터에 특화되어 있다. 그러한 마일즈와는 달리 닉스는 전형적인 걸크러쉬 캐릭터이다. 사실 닉스는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마일즈는 죽일 수 있지만 지금까지의 상대와는 전혀 다른 마일즈에게 호기심을 느끼며 그와 협상을 하기도 한다. 평행선을 달릴 것만 같은 마일즈와 닉스를 연결해 주는 것은 경찰인 닉스의 아버지. 이제 마일즈는 노바를 구하기 위해, 닉스는 가족의 원수를 갚기 위해 서로 힘을 합친다.

[건즈 아킴보]는 바로 이 부분에서 삐거덕거린다. 아무리 닉스가 최강의 여전사라고 할지라도 맞서 싸워야 할 상대가 너무 많다. 그렇다고 마일즈가 닉스의 힘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짐이 되면 될 뿐이다. 이 불균형한 싸움을 위해 영화는 마일즈의 캐릭터를 영화 후반에 갑자기 급변화시킨다. 전형적인 찌질이 캐릭터 마일즈는 노바가 납치되자마자 도망치는 것을 멈추고 릭터에 맞서 싸우면서 점점 전사로서의 면모를 과시한다. 급기야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마일즈가 제2의, 제3의 '스키즘'과 맞서 싸우는 슈퍼 히어로로 표현한다.

고작 97분의 러닝타임이다. 이 러닝타임으로는 마일즈의 캐릭터 변화를 세세하게 잡아내지 못한다. 그건 인정한다. 하지만 그렇다면 마일즈가 찌질이에서 갑자기 전사가 변신하는 것을 납득할만한 이유가 제시되어야 한다. 영화에는 마일즈의 전 여자친구 노바가 그 이유라고 하는데, 현재 사귀는 사이도 아니고 고작 전 여자친구로 캐릭터의 급변화를 설명하려는 시도가 너무 안일하다. 결국 [건즈 아킴보]에서 남은 것은 '해리 포터' 이미지를 벗으려는 다니엘 래드클리프의 처절한 몸부림뿐이다. 아쉽지만 나는 아직도 다니엘 래드클리프를 볼 때마다 '해리 포터'가 떠오른다. 최소한 내게만큼은 다니엘 래드클리프에게 '해리 포터' 이미지 벗기는 다음 영화로 미루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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