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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 단지 제목이 마음에 들어 영화를 봤을 뿐인데...
12  쭈니 2019.07.17 17:07:26
조회 41 댓글 0 신고

감독 : 나카다 히데오

주연 : 키타가와 케이코, 다나카 케이, 치바 유다이, 나리타 료

제목이 마음이 들어서 본 영화

주말 아침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라는 낯선 제목의 일본 스릴러 영화를 소개해줬다. [링], [검은 물 밑에서] 등 공포 영화로 유명한 나카다 히데오 감독의 영화이기에 별로 보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그래도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어떤 영화인지 영화 정보를 관심 있게 지켜봤다. 일단 우려했던 공포 영화는 아니다. 일본 공포 영화는 기분이 더럽게 무서워서 아무리 제목이 마음에 들더라고 볼 용기가 나지 않을 텐데,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공포 영화라기보다는 스릴러 영화일 것 같아 안심이 되었다.

이렇게 내가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라는 제목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나 역시 몇 년 전 스마트폰을 잃어버려 낭패를 봤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너무 취해 술 집에 스마트폰을 떨어뜨리고 집에 왔던 것이다. 스마트폰에 내 개인 정보는 물론 가족의 전화번호와 사진이 저장되어 있어서 악용될까 봐 두려웠는데, 다행히 다음날 저녁, 술 집의 의자 밑에서 무사히 되찾을 수 있었다. 의자 밑 너무 깊숙이 떨어져 있어서 그 누구에게도 발견되지 않았던 것이다. 정말 간담이 서늘했던 기억이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그날의 기억을 상기시키는 영화이다. 어느 날 도미타 마코트(다나카 케이)는 회사일에 쫓기다 택시에 스마트폰을 놓고 내린다. 그리고 그 스마트폰은 운이 없게도 미치광이 살인마의 손에 들어가고, 살인마는 마코트의 스마트폰에 사진이 저장된 그의 애인 이나바 아사미(키타가와 케이코)에게 마수의 손을 뻗친다. 결국 아사미는 애인이 택시에 스마트폰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연쇄 살인마의 표적이 된 것이다.

연쇄 살인마는 어떻게 아사미를 궁지에 몰아넣나?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스마트폰에 저장된 정보를 통해 아사미가 어떻게 궁지에 빠지는지 천천히 보여준다. 처음 연쇄 살인마는 마코토의 스마트폰에 저장된 사진을 통해 아사미를 표적으로 삼는다. 그리고 아사미의 SNS 계정을 통해 그녀의 주변 사람들을 알아내고, 주변 사람들의 SNS를 해킹해서 아사미와 마코토 사이를 이간질시킨다. 그렇게 아사미를 외톨이로 만든 후 아사미를 납치한다.

솔직히 싱거웠다. 아사미가 마코토의 스마트폰에 저장된 정보로 인해 섬뜩한 경험을 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의외로 연쇄 살인마는 아주 천천히 아사미를 옭아맨다. 오히려 연쇄 살인마가 마코토의 스마트폰 비밀번호를 알아내는 과정이 우연에 치우쳤고, 아사미의 SNS 패스워드를 알아내는 과정 또한 억지스러워서 공감이 되지 않았다. 특히 연쇄 살인마가 아사미를 납치하는 장면은 허술해도 너무 허술해서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다.

영화는 마코토가 스마트폰을 잃어버린 후 아사미가 겪는 되는 이상한 사건과 긴 생머리 여성만 살해한 연쇄 살인 사건을 보여주며 영화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려 한다. 그러면서 아사미의 과거 비밀, 연쇄 살인마의 어릴 적 트라우마 등 이것저것 잡다한 이야기들을 모두 끌어 모은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영화는 우스꽝스러워진다. 단지 스마트폰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겪게 되는 사건에 초점을 맞춰도 좋았을 텐데, 나카다 히데오 감독은 욕심을 부리며 영화를 이상한 곳으로 이끈다.

진정 [싸이코] 라도 되고 싶었던 걸까?

연쇄 살인마는 긴 생머리 가발을 쓰고 범행을 저지른다. 이 장면은 섬뜩해야 하는데, 오히려 웃음이 난다. 왜냐하면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싸이코]를 노골적으로 따라 했기 때문이다. [싸이코]는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 학대당한 모텔 주인 노만 베이츠(안소니 퍼킨스)가 어머니의 인격을 갖게 되어 모텔을 찾은 젊은 여성을 살해한다는 내용이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도 마찬가지이다.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 학대당한 연쇄 살인마는 자신의 어머니를 연상시키는 긴 생머리의 여성을 납치하여 잔인하게 살해하는데, 여성의 치마를 입고 긴 생머리를 하고 범행을 저지른다. 그런데 [싸이코]의 노만과는 달리 이 영화의 연쇄 살인마는 그 모습이 우스꽝스럽다. 이건 무슨 예능 프로에서 남성 게스트가 벌칙으로 여성 분장을 한 것 같다고나 할까. [싸이코]를 따라 하고 싶었다면 제대로 하던가, 아니면 애초에 다른 컨셉으로 영화를 진행시켰어야 했다.

폐장한 놀이공원에서 아사미를 구하러 온 마코토와 마코토를 기다린 연쇄 살인마의 대치 장면은 지금까지 본 스릴러 영화 중에서 가장 허술했던 장면이다. 연쇄 살인마는 아사미의 감춰진 과거를 마코토 앞에서 까발리려 하고, 아사미는 '내 입으로 이야기하겠어'라며 구구절절하게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한다. 그리고는 연쇄 살인마한테 묻는다. 어떻게 알았느냐고... 솔직히 영화 초반 연쇄 살인마가 아사미의 사진을 보는 장면에서 아사미의 과거는 자연스럽게 밝혀진다. 너무나도 친절하게 말이다. 그런데 영화는 마치 엄청난 반전이라도 되는 것 마냥, 영화 초반 사진 장면을 다시 보여주며 '이건 몰랐지?'라고 말한다. 나 참... 어이가 없어서... 자신이 친절하다는 것도 모르고 김빠진 깜짝 쇼를 벌이는 스릴러라니... 그냥 비웃어주고 싶어진다.

단지 영화를 봤을 뿐인데 후회가 된다.

내가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를 본 것은 일요일 오후였다. 낮잠을 잘까 싶었지만 2시간가량 낮잠을 자느니 영화를 보자는 심정으로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를 봤다. 그리고 후회했다. 차라리 낮잠을 잘걸 그랬다. 아니, 다른 영화를 볼걸... 일본 공포 영화의 거장이라는 나카다 히데오 감독의 영화가 이렇게 허술하고 우스꽝스러울 줄이야...

내 모토는 '영화를 재미있게 보자!'이다. 그래서 아무리 재미없는 영화를 보더라도 영화의 장점을 찾으려 애쓴다. 그런데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도 장점이 없다. 배우들의 연기도 그저 그랬고, 스릴러 영화라고 하기엔 짜임새도 부족하다. 반전은 허술하고, 연쇄 살인마는 우스꽝스럽다. 마지막 하이라이트라고 할만한 놀이공원 장면은 어이가 없어서 실소마저 나오지 않는다.

제목에 이끌려서 영화를 봤는데, 영화를 다 보고 나니 결국 마음에 든 것은 제목뿐이다. 이 영화 때문에 한동안은 일본 스릴러 영화를 멀리하게 될 것 같다. 뭐 잘 된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한창인데, 이참에 일본 영화 안 보기라도 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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