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당신이 정리를 해야 하는 이유
당신이 정리를 해야 하는 이유
정리를 해야 하는 이유가 명확하다면 정리하려는 마음이 절로 생길 것이다. 그저 공간을 깨끗이 할 목적으로 정리하는 것과 정리하는 이유를 명확히 알고 정리하는 것은 그 결과가 천지차이다. 정리를 하는 이유는 단순히 깨끗하고 넓은 공간을 만들기 위함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기 위함이다.
보통 ‘강남에 건물 한 채를 소유할 정도로 부유한 사람이라면 정리도 잘하겠지’라고 생각하겠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정리 컨설팅을 의뢰한 한 40대 미혼 남성은 강남에 5층짜리 건물을 소유하고 있었다. 그는 그야말로 많은 물건을 껴안고 살았다. 32평에 4인 가족이면 7~8명 정도가 정리 컨설팅을 하는데, 이 고객의 집은 넓기도 했지만 집 안 곳곳에 물건이 꽉꽉 채워져 있어서 무려 13명이 작업을 해야 했다. 라면, 컵라면, 참치 통조림 등은 박스째 쟁여 있었으며, 옥상이 작은 창고 안쪽에는 어떤 물건이 있는지 본인도 모를 정도로 잡동사니가 가득했다. 모든 물건이 그런 식이었다.
일이 마무리될 때쯤 집으로 돌아온 고객이 깔끔히 잘 정리된 집 안을 살펴본 뒤 소파에 털썩 주저앉으며 이렇게 말했다.
“아! 이제부터 내가 사람답게 살겠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그렇다면 이전엔 사람답게 살지 못했다는 얘기인가. 100평짜리 집에 살든 원룸에 살든, 부유하든 가난하든,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자신의 공간을 잘 정리할 수 있다면 허름한 원룸에서도, 강남에 건물을 소유한 사람처럼 럭셔리하게 살 수 있다. 정리가 생활의 시작점, 출발점이 된다는 얘기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내가 있는 공간이 정리되어야 무언가를 제대로 시작할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이것이 제대로 정리를 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어질러진 방 안에서 뒹굴며 ‘나는 그냥 이렇게 살아도 돼’라는 마음을 갖는다면 오늘은 방 안에 잡동사니가 널브러진 정도이지만, 내일은 발 디딜 틈 하나 없게 되고, 그 상태로 일주일 나아가 한 달이 지나면 방치된 물건들은 점점 감당할 수 없는 거대한 짐이 되어버린다. 귀찮다는 이유로 물건 정리를 미루다 보면 어질러진 환경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주변 환경이 깔끔하지 않으면 어떤 긍정적인 의욕도, 창의력도 생기지 않는다.
자기 물건을 정리하지 않으면서 생활하는 것은 인생이라는 배의 키를 풍랑에 내맡긴 채 살아가는 것과 다름없다. 자기 공간에 물건이 정리가 안 되어 있다는 것은 단지 불편함을 넘어서 자신에게 문제가 미칠 수 있다. 이를 인식하고 나 자신을 위해 정리하겠다는 마음을 먹자. 이것이 정리의 진정한 출발점이다.
정리를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라. 정리가 잘되어 있는 곳에 가면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머금지 않는가. 고급 호텔이나 레스토랑에 가면 편안해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공간이 잘 정리되어 있고 꼭 필요한 물건만 놓여 있어서 시각적으로 안락한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 자신이 대접을 받는 느낌이 든다. 그런 느낌은 편안하고 기분을 좋아지게 한다.
정리수납 수강생 중에 혼자 사는 30대 중반 남성이 있었다. 나에게 정리수납을 배우기 전에는 자신의 집이 쓰레기하치장 같았다고 했다. 침대 위에는 벗어놓은 옷가지와 이불 등이 널려 있었고 주방 싱크대에는 먹다 남은 음식들이 프라이팬과 냄비에 눌어붙어 곰팡이를 피우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퇴근 후에 집에 들어오면 저절로 한숨이 흘러나왔다고 했다. 배가 고프면 배달 음식을 시켜 먹거나 참치 통조림을 안주 삼아 혼자 소주 한잔을 걸쳤고, 술이 덜 깬 채로 아침에 일어나 부리나케 출근하는 게 일상이다 보니 치우고 정리할 엄두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이걸 배우면 내 생활이 조금은 달라질 수 있을까’하는 기대감에 나를 찾아왔다. 그렇게 정리수납을 배우고 3개월쯤 지났을까. 그에게서 사진 몇 장과 함께 문자가 왔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배운 대로 실천해보고 정리하니 집 안이 조금씩 변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여기가 내 집이 맞나 싶을 정도로 잘 정리되고 정돈된 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요즘은 거의 매일 저녁마다 제가 좋아하는 토마토주스를 직접 만듭니다. 그리고 깨끗해진 베란다에 앉아서 토마토주스를 마시며 창문 밖을 내다봅니다. 저는 이 시간이 정말 즐겁습니다.’
그는 생활에 활력이 생겼고, 그 덕분에 회사생활도 즐거워졌다고 했다. 이렇듯 정리수납을 배우고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생활을 즐거운 축제의 장으로 만들 수 있다. 요컨대 정리는 인생살이에서 모든 일의 기본이다. 정리를 잘하는 것만으로도 인생이 가벼워지고 자유로워진다. 인생 자체가 확 달라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