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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 체이싱] - 익숙한데 기괴하다.
12  쭈니 2019.05.13 16:44:26
조회 141 댓글 0 신고

감독 : 한스 페터 몰란트

주연 : 리암 니슨, 톰 베이트먼

또 자식 복수이다.

리암 니슨에게 제2의 전성기를 열어준 영화는 누가 뭐래도 피에르 모렐 감독의 액션 영화 [테이큰]이다. [테이큰]은 파리 여행을 갔다가 납치된 딸 킴(매기 그레이스)을 구하기 위한 전직 특수 요원 브라이언 밀스(리암 니슨)의 활약을 담은 영화이다. [테이큰]의 성공 덕분에 리암 니슨은 결코 적지 않은 나이(1952년생)임에도 불구하고 액션 전문 배우의 이미지가 굳어졌고, [테이큰]은 2015년 3편까지 제작되며 액션 시리즈로 각광받았다.

[콜드 체이싱]은 [테이큰] 이후 수도 없이 반복된 리암 니슨 표 액션 영화인 듯 보인다. 평범한 제설차 운전수이자 올해의 모범시민 넬스 콕스맨(리암 니슨)의 아들이 어느 날 마약조직의 보스 바이킹(톰 베이트먼)의 부하들에게 살해당하자, 넬스가 나서서 아들의 복수를 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솔직히 편안한 마음으로 리암 니슨 표 액션 영화 한 편을 본다는 마음으로 [콜드 체이싱]을 보기 시작한 나는 영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점점 당혹스러웠다. 분명 겉보기엔 평범한 액션 영화이다. 그런데 뭔가 다르다. 아니 다르다고 하기엔 기괴하다. 이 기괴함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초반까지는 독특할 뿐, 기괴하지는 않았다.

[콜드 체이싱]의 시작은 평범하다. 넬스와 그레이스(로라 던) 부부의 평화로운 일상은 공항에서 일하는 아들이 마약 조직에 의해 살해되면서 산산조각 난다. 넬스는 아들을 살해한 사람이 스피도라는 마약 조직원임을 알아내 복수를 하고, 스피도에게 림보를, 림보에게 산타를 알아내 아들의 살해에 관여한 이들을 하나씩 처단한다. 하지만 이들은 그저 하수인에 불과하다. 진짜 복수를 하려면 보스인 바이킹을 죽여야만 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내 예상대로 영화가 흘러가는 것만 같았다. 단지 약간 특이한 것은 캐릭터가 죽을 때마다 캐릭터 이름과 배우 이름이 중간중간 화면에 뜬다는 점이다. 마치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은 단역 캐릭터에 대한 예우 같다. 하지만 영화 초반까지는 그러한 예우가 독특하게 느껴질 뿐, 기괴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문제는 영화의 초점이 바이킹에게 몰리면서부터이다. 바이킹은 네이버 영화의 [콜드 체이싱] 줄거리에 나와 있는 그대로 사이코패스이다. 그는 그냥 아무런 감정도 없이 사람을 마구 죽인다. 자신의 부하는 물론이고, 넬슨이 청부한 살인을 일러바치는 청부살인업자, 그리고 바이킹의 아들을 납치한 넬슨의 신상을 제보하는 학교 청소부까지... 그리고 그때마다 화면엔 캐릭터의 이름과 배우 이름이 뜬다. 이쯤 되면 '이거 너무 막 나가는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자꾸 늘어나는 사망자

스피도, 림보, 산타가 행방불명되자 바이킹은 인디언인 화이트 불(톰 잭슨)이 이끄는 라이벌 마약조직의 소행으로 오해하고 화이트 볼의 아들을 죽인다. 그로 인하여 바이킹과 화이트 볼의 조직 간의 전쟁이 시작되면서 사망자는 점점 쌓여만 간다. 처음엔 넬스의 복수극으로 시작되었던 영화가 마약 조직 간의 전쟁으로 불이 옮겨붙으며 영화의 기괴함은 점점 더해진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타던 인디언 마약조직원의 죽음 장면에서는 급기야 어이가 없어진다. 아무리 영화라고는 하지만 캐릭터의 죽음을 장난처럼 받아들이는 것 같아 언짢기도 했고, 이게 액션 영화인지, 코미디 영화인지 헷갈리기도 했다.

뭔가 중요한 역할을 할 듯했던 경찰 킴 대쉬(에미 로섬)가 아무런 역할 없이 영화는 끝난다. 그리고 나는 한동안 정신이 멍해졌다. 내가 기대한 [테이큰] 류의 리암 니슨 표 액션 영화는 분명 아니다. 액션의 강도는 상당히 낮다. 리암 니슨의 시원시원한 액션은 거의 없다시피하다. 그런데 캐릭터의 어이없는 죽음은 쌓여 가고, 그들이 죽을 때마다 자막으로 강조까지 한다. 이 당황스러움을 설명할 길이 없다.

[사라짐의 순서 : 지옥행 제설차], 그리고 블랙 코미디

영화를 본 어젯밤에는 [콜드 체이싱]에 대해 뭐라 이야기할 수가 없었다. 그저 기괴하다는 말 밖에... 그런데 하루가 지나고 [콜드 체이싱]의 영화 정보를 살펴보니 조금씩 머릿속으로 정리가 되더라. 일단 [콜드 체이싱]은 [사라짐의 순서 : 지옥행 제설차]라는 제목을 가진 노르웨이 영화의 미국 리메이크이다. [사라짐의 순서 : 지옥행 제설차]는 2014년 제6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른 영화로 당시 '[킬 빌]의 훌륭한 후계자'라는 극찬을 받았다.

북유럽의 눈 덮인 차가운 정서를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복수극으로 승화시킨 한스 페터 몰란트 감독은 미국 콜로라도의 작은 도시 키호를 배경으로 리메이크된 [콜드 체이싱]을 완성한 것이다. 그 결과 [콜드 체이싱]은 할리우드식 익숙한 액션 영화와 노르웨이에서 건너온 낯선 액션 영화의 기묘한 만남이 되고 말았다.

애초에 [콜드 체이싱]을 액션 영화가 아닌 [파고]와 비슷한 블랙 코미디로 소개했으면 어땠을까? 어쩌면 영화를 보고 나서의 충격이 덜했을 것이다. 분명 [콜드 체이싱]은 요 근래 본 그 어떤 영화보다 가장 기괴한 영화였지만, 그만큼 쉽사리 잊힐만한 영화는 아니었다. 한동안 리암 니슨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독특한 영화로 기억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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