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블비> 서로에게 특별했던 선물
▣ <트랜스포머> 1편의 이야기와 닮아 있는 스핀오프 <범블비>의 이야기
다시 초심으로 돌아간 스핀오프 <범블비> 지난 2007년 처음 선보였던 <트랜스포머>는 공상과학 만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로봇'들이 눈 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흥미로운 상상력의 산물이었고 로봇들의 화려한 변신 모션과 같은 돋보이는 특수효과들이 환상적인 비주얼 충격을 선사했던 작품이었습니다. 때문에 어린 시절 로봇 만화를 좋아했던 어른들은 물론 어린 아이들에게까지 모두 폭넓게 사랑받기도 했었고요. 하지만 어떤 시리즈나 다 그러하듯이 <트랜스포머> 역시 길게 늘어지면서 작품의 매력을 점점 잃어갔고 어느덧 '의리로 보는 영화'가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시리즈의 주역인 '범블비'를 따로 떼어내서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 스핀오프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간 모습입니다.
소년에서 소녀로, <트랜스포머> 1편의 이야기와 닮았기 때문에 특별하진 않았던 이야기 사이버트론에서 일어난 전쟁에서 시작하는 <범블비>는 오토봇과 디셉티콘 사이 전쟁의 새로운 무대가 지구가 된 이유와 범블비가 목소리를 잃게 된 이유, 그리고 그의 이름이 '범블비'가 된 이유 등을 빠른 템포로 풀어냅니다. 덕분에 라디오의 목소리가 아닌 실제(?) 범블비의 목소리를 잠시나마 들을 수 있기도 했고요. 하지만 디셉티콘과 싸우는 도중 기억까지 잃어버린 범블비였기 때문에 그들의 치열한 대결은 잠시 접어둬야 했고 이야기는 '처음'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먼지가 그득한 어느 정비소의 구석에 몸을 숨기고 있었던 범블비와 상실의 슬픔을 갖고 있었던 소녀 '찰리'(헤일리 스테인펠드)의 첫 만남에서 다시 시작되는 이야기는 <트랜스포머> 1편의 그것과 닮아 있는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이야기 자체가 크게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 범블비와 소녀의 만남은 서로에게 있어 커다란 전환점이 되어주는데..
그들이 나누는 특별한 교감과 거기서 비롯한 '감성'이 돋보입니다
귀여운 소녀와 순수한 아이 같았던 범블비가 나누는 교감, 돋보이는 감성 <범블비>는 그 시작부터 로봇들의 화려한 액션이 펼쳐지면서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본 작품에서 돋보이는 것은 '감성'이 아닐까 싶네요. 아버지를 갑자기 떠나 보낸 슬픔을 쉽게 떨쳐내지 못하고 있었고 그로 인해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있는 것 같았던 18세 소녀 '찰리'와 고향을 떠나 홀로 지구에 도착했고 기억까지 잃어버렸기 때문에 모든 것이 두려울 수 밖에 없었던 '범블비'의 만남은 서로에게 전환점이 되는 것이었고 조금씩 특별한 교감을 쌓아가는 둘의 모습에서는 흐뭇한 미소가 지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는 1편의 윗위키와 범블비 사이의 그것과 닮았지만 또 다른 모습이기도 했고요. 또한 귀여운 소녀 찰리와 순수한 아이와도 같았던 범블비 사이의 케미에서는 자연스러운 웃음이 만들어지는 부분도 많기 때문에 더 즐겁게 그들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슬픔을 극복하는 성장, 그리고 가족관계의 회복까지 그리고 그렇게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워주듯 아픔을 어루만져 준 범블비와 함께 하는 특별한 모험을 통해 두려움을 극복하면서 한층 단단하게 성장했고 또 멀어진 가족들과의 관계도 조금씩 회복해가는 찰리의 모습에서는 익숙한 하이틴 성장물이자 가족 영화의 재미까지 느낄 수 있습니다. 다만 이야기의 비중이 찰리와 범블비 사이의 관계에 많이 포커스를 맞추기 때문에 이러한 가족 드라마가 크게 깊이 있는 것 이라기 보다는 그렇게 되야 하기 때문에 정해진 수순을 따라 흘러가는 느낌이기도 하더군요. 그리고 꼭 한명 등장하기 마련인 '요원'(존 시나) 역시 존재감이 그다지 크게 느껴지진 않고요.
▣ 이어지게 될 <트랜스포머> 시리즈에서 '범블비'가 더 친근하게 느껴질듯 !
충분히 보고 즐길거리 많았던 작품 <범블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랜스포머> 1편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할 정도로 초심으로 돌아가 있었던 <범블비>는 충분히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완성되어 있었습니다. 앞서 찰리와 범블비 사이의 관계에 더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고 언급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화의 '볼거리'가 크게 부족한 것도 아니었고요. 언급했던 오프닝의 대결에서부터 찰리의 곁에서 자연스럽게 함께하는 범블비의 모습이나 후반부 하이라이트의 임팩트 있는 한방까지 <범블비>는 충분히 보고 즐길거리 많은 작품으로 완성되어 있었습니다.게다가 순둥순둥하고 귀여운 아이와도 같았지만 '내 여자'를 지키기 위해서는 돌변하던 범블비의 상남자스러운 매력 역시 <트랜스포머> 시리즈에서 이 캐릭터를 좋아하시는 분들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이 아녔을까 싶네요. 또 시리즈가 이어질 것이고 또 실망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트랜스포머>의 새로운 이야기에서의 범블비가 조금은 더 친근하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