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 https://www.youtube.com/watch?v=wG4JFofg9iw

오테커 Autechre 의 음악이 뭐냐고 묻는다면 IDM(intelligent Dance Music) 이나 앰비언트 Ambient Techno 계열의 음악이라고 간단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는 사람들이나 알고 있을 영역이니 저렇게 대답하는 것은 설명으로서의 의미는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렇다고 해두자. 좀 더 넓은 테두리로는 전자음악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말하기에는 너무 단순한 설명이라 적절한 것 같진 않다. 워프 Warp 에서 발표된 음반이 많고 그쪽에 소속된 음악인들이 많아 워프 Warp 음악이라고 설명하는 경우도 있다지만 딱 그렇다고 정리하기도 어려워 난해하기는 마찬가지일 것 같다.

지금은 프로듀서로 더 널리 알려진 브라이언 이노 Brian Eno 가 본격적으로 이쪽 분야의 음악을 알리기(만들어내기) 시작했고 에이펙스 트윈 Aphex Twin 이 거의 모든 것을 완성시켜냈다고 말한다고 해도 제대로 설명되지 않기는 마찬가지일 것이고.

난해하다.

오테커의 음악을 설명하라고 한다면 그리고 IDM 과 앰비언트 음악에 대해서 말해보라면 이쪽 음악은 낯설고 어렵고 그리고 뭘 들려주는지 잘 알 수 없다는 말이 우선 떠올려진다. 마치 전파를 잘못 잡은 TV 에서 들리는 잡음 같은 음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아주 틀린 말도 아닐 것 같다. 외계에서 흘러들어오는 신호들 같다는 표현도 있지만 이런 음악은 외계인들도 딱히 흥미를 느끼리라 생각되진 않는다.

일반 대중들을 위한 음악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개인적으로도 유명 앨범들 위주로 한두번 듣고 말고 할 뿐이고 이런 음악들도 있다는 것을 알아두려는 의미 이상은 없어 잘 설명할 능력도 없다고 생각한다.

소리를 좀 더 공학적으로 건축적으로 쌓거나 분해하거나 그게 아니면 뭉개버리거나 하는 등 여러 시도들로 음악을 만들어낸다는 설명 정도나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오테커의 음악에 대해서 (그리고 IDM 과 앰비언트 음악에 대해서) 잘 설명해주고 싶어도 설명을 하려면 여러 가지로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음악적인 설명 보다는 뭔가 이론적인 설명으로 치우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이쪽 음악을 조금이라도 들어본 사람들이라면 어째서 이렇게 말하는지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주 단순하게 말한다면 세상에 없는 소음과 잡음을 만들어내고 들려주는 음악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고 그걸 무척 공들여서 만들어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신경 거슬리게 하는 소음과 잡음을 무슨 이유로 그리 공을 들이고 정교함을 추구하느냐고 묻는다면 나도 잘 모르겠다는 말만 나온다. 어쨌든 듣다보면 흥미로울 때도 있으니 한번 흥미 차원에서 들어보라고 권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이런 걸 다시는 추천하지 말라는 핀잔을 들을 뿐이다.

2018년에 발표한 오테커의 NTS Session 은 NTS Session 1 부터 NTS Session 4 까지로 구성되어 있고 각 Session 은 2시간동안 오테커(만)의 음악-소리를 잔뜩 담아내고 있다. 2시간 분량의 4개의 Session 이니 총 8시간의 분량이라 오테커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너무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이 앨범을 끝까지 들어낸 사람이 몇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도 듣긴 했으니 일종의 팬이거나 이상한 고집일 것이다. 한번에 다 들을 수 없어 간간히 끊어가며 조금씩 챙겨들었다.

듣기로는 라디오를 통해서 공연한 음악이라고는 하지만 관객들의 함성 소리도 없고 공연 특유의 분위기도 없기 때문에 그냥 스튜디오 앨범이라고 말해도 틀리진 않을 것 같다. 이미 모든 것이 사전에 조율되었기 때문에 이걸 공연이라고 말해야 할 것인지도 애매하지만.

오테커의 앨범 몇 개를 들었지만 딱히 기억나지도 않고 이 앨범도 그들의 경력 속에서 어떤 위치에 놓일지 알 수 없어 이렇다 저렇다 말할 것이 얼마 없다. 오랜만에 IDM 과 앰비언트 음악을 실컷 들었다는 것으로 충분한 의미가 될 것 같다.

그동안 만들어두고 묵혀두었던 음악을 잔뜩 쏟아낸 것은 아닐까?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이쪽 음악을 잘 모르기는 하지만 대충 만들어낸 음악은 아니리라 생각한다.

최근에 함께 들은 브라이언 이노 Brian Eno 의 Music for Installations 앨범도 그렇고 아직은 이쪽 음악이 잘 들리지 않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