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전사 A Taxi Driver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은 외국손님을 태우고 광주에 갔다 통금 전에 돌아오면
밀린 월세를 갚을 수 있는 거금 10만원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를 태우고 영문도 모른 채 길을 나선다.
광주 그리고 사람들. “모르겄어라, 우덜도 우덜한테 와 그라는지…”
어떻게든 택시비를 받아야 하는 만섭의 기지로 검문을 뚫고 겨우 들어선 광주.
위험하니 서울로 돌아가자는 만섭의 만류에도
피터는 대학생 재식(류준열)과 황기사(유해진)의 도움 속에 촬영을 시작한다.
그러나 상황은 점점 심각해지고 만섭은 집에 혼자 있을 딸 걱정에 점점 초조해지는데…“
참고 : https://namu.wiki/w/%EC%9C%84%EB%A5%B4%EA%B2%90%20%ED%9E%8C%EC%B8%A0%ED%8E%98%ED%84%B0
미안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형씨가 머시가 미안혀라
나쁜 놈들은 저기 따로 있구먼
허이고, 날씨 지랄 맞게 좋구만
난중에 딸내미하고 한 번 놀러오쇼
우리 아들 델고 같이 소풍 한번 가게, 잉?
몸조심하쇼
따뜻함을 넘어 이제 조금씩 더워지는 계절인 5월은 밝고 경쾌한 기분을 갖게 하는 달이지만 한국의 5월에는 밝음만이 아닌 지워질 수 없는 그늘진 부분이 함께한다.
5.18
광주
어떤 사람들은 부정하기도 하고 그때를 축소해서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5월에는 광주를 그리고 5.18을 떠올릴 수밖에 없고 그건 그래야만 한다.
이미 천만관객을 넘어선 영화라 볼 사람은 다들 봤을 영화를 이제야 보고 말을 꺼낸다는 것은 너무 뒤늦은 줄서기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보긴 봐야겠다는 생각에 보게 됐다.
보기는 했지만 특별히 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5.18 광주에 관한 영화를 본다는 것은 마음 편한 일도 아니고 그걸 조금이라도 알게 된다면 영화로 만든다는 것에 어떤 높낮이로 다뤄야 할 것인지 고민될 것이고 보는 사람 또한 그때에 관해서 알고 있는 것이 있다면 더더욱 그 평가의 기준이 높아질 것이니까.
그런 의미에서 ‘택시...’는 비교적 얌전한 수준으로 5.18 광주를 다뤄내고 있다. 얌전하다는 뜻이 부정적이거나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게 될 수 있는 수준에서 만들어냈다는 뜻이니까. 아직 잘 모르는 사람들도 조금은 알게 될 것이고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때를 떠올릴 수 있으니까. 그리고 그때의 잔혹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는 게 가능하지도 않다. 그건 말 그대로 학살이었으니까.
위르겐 힌츠페터
푸른 눈의 목격자로도 불리는 그는 광주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알도록 해준 기자이고 그에 관한 영화가 ‘택시...’이다.
물론 광주를 알린 외국인 기자가 위르겐 힌츠페터만은 아닐 것이다. 다만 그는 광주를 알린 사람들 중에서 특별히 주목하게 되는 사람이고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위르겐 힌츠페터를 첫손에 꼽는 것이고 우선은 그부터 얘기를 꺼내면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게 알맞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는 당연히 한 기자의 삶을 다루는 영화가 아닌 한 기자가 어떤 곳을 향했고 그곳에서 무슨 일들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영화이다.
기본적으로 ‘택시...’ 는 외부자의 시선으로 광주를 바라보는 영화이고 그 혼란의 상황에 빠져들어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를 묻고 있고 생각해보고 있는 영화다.
처음은 흥겹게 시작한다. 송강호는 그만이 할 수 있는 연기로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토마스 크레취만은 적당하게 자신의 연기를 보여준다. 눈부시거나 탁월하다는 말은 꺼내기 어려워도 충분히 영화에 몰입하게 해주고 그 혼란이 도대체 뭔지 함께 생각해보도록 해주고 있다.
그렇게 ‘택시...’는 5.18 광주로 향하고 있고 그 혼란을 천천히 둘러보기를 시작한다.
5.18 광주에 대해서는 뭐라 할 말이 없다. 내 부족한 글쓰기로 그걸 제대로 말할 수는 없을 것 같고 그때를 다루고 있는 여러 출판물과 영상자료를 조금이라도 찾아보길 권하게 될 뿐이다.
이 영화에 대해서 장단을 말하고 좋고 나쁨을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이 영화를 통해서 5.18 광주를 조금 더 들여다볼 수 있었으면 알아보게 되길 바랄 뿐이다.
그런 점에서 ‘택시...’의 장점은 외부자로서 그곳을 방문한다는 점인 것 같다. 그곳을 알던 모르던 적절한 수준으로 보도록 해주고 있고 무슨 일들이 일어났는지를 알도록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위르겐 힌츠페터와 택시 운전사를 내세운 기본 설정이 아주 훌륭했다.
‘택시...’가 좋은 완성인지 아닌지를 말하기 보다는 이 영화를 통해서 5.18 광주를 알아보길 바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