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판타스틱 영화제 소개 글. 열 세 명의 무사가 차례로 소개된 뒤 떠들썩한 주연의 자리에서 시작하는 영화는, 곧바로 리춘샤오의 용맹함을 보여주는 씬으로 관객을 영화 초반부터 압도한다. 거대한 스케일의 이 대하서사극은 강대위, 적룡을 비롯해 최고의 스타들과 대규모의 엑스트라를 동원한 대작이다. <복수>에서 시종일관 심각한 표정으로 비장미를 선보였던 강대위는 이 작품에서는 호방한 성격의 리춘샤오를 맡아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한편으론 야만인처럼 거칠고 급하게 굴면서, 또 한편으로는 껄렁하고, 또 한편으로는 지극히 충직한 신하이자 올곧은 무사의 모습을 선보이는 그는 말을 탄 채 창과 장검을 이용한 무술연기에도 일가견이 있음을 충분히 증명한다. <영웅본색>의 나이든 모습의 적룡만을 아는 관객들은, 이 영화에서 한창 젊을 때의(젊다못해 어리게 보일 정도다) 적룡의 핸섬한 모습에 적잖이 놀랄 것이다. 특히 다리 위에서 펼치는 액션씬은 적룡의 매력을 120% 보여주는 명장면이다. 오지절단의 능지처참 장면은 지금 봐도 충격적이다.

당 말기, 지방 제후인 리계영에게는 뛰어난 무공을 가지고 있는 13명의 아들이 있다. 각각 리계영의 군대를 이끄는 장군인 그들은, 당 황제에 반하여 일어난 반역자의 무리들이 장안을 점령하고 있는 상태에서 장안을 탈환하고 반역자의 괴수를 처단하기 위한 묘안을 생각해낸다. 13명 중 아홉 명이 장안에 잠입해 들어가기로 하고, 제후는 가장 총애하는 막내 리춘샤오에게 대장직을 맡긴다. 전 군대를 지휘하고자 하는 욕심을 가지고 있던 넷째 리춘신은 이에 불만을 느끼고, 결국 장안에서 작전을 수행하던 중 열둘째 강춘리와 함께 대열을 이탈한다. 그리고 이로써 형제간의 반목과 불신의 씨앗이 싹튼다. 한편, 지방관 주웬은 리계영을 제거하고 황제의 자리를 넘보기 위해 리계영을 자신의 성으로 초대하고, 리계영은 열한번째 아들인 시칭즈와 함께 초대에 응한다. 결국 이들은 주연에서 과음을 하면서 위험에 빠진다.“

참고 :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833000&cid=42976&categoryId=42976

참고 :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155684&cid=40942&categoryId=31787

참고 :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955726&cid=42978&categoryId=42978

나에게는 10만 명의 병사와 5백 명의 장수와 13명의 태보가 있소

황소 같은 조무래기들이 아무리 날뛴들

어찌 우리가 술 마시고 즐기는 것을 막을 수 있겠소

부왕, 우리 13명의 형제는 부왕이 어느 곳을 정벌하든 따랐습니다. 

이제 우리 형제지간은 뜻하지 않게 서로를 죽여야만 합니다

그 둘은 필시 멀리 가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 형제사이의 일입니다

부왕, 우리 9명의 형제들이 그들을 쫓아 끌고 오게 해주십시오

좋다! 그들이 돌아오려고 하지 않는다면

그때는 내가 명하는 대로 해라

그때는...

그때는...

그 자리에서 그들을 죽여라!

이런 저런 불만들을 잔뜩 말하면서도 그래도 쇼브라더스 영화를 찾게 되는 것은 투박하고 촌스러우면서도 그래도 보고 싶어지게 만드는 매력을 잃지 않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힘세고 싸움 잘하는 남성들이 서로 누가 더 강한지 겨루는 내용 이상을 담고 있지는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기본적인 구성을 어떤 식으로 각각의 영화가 개성 있게 담아내려고 했는지를 살펴본다면 그것 나름대로 흥미를 느낄 구석이 있기 때문에 빈약한 이야기 구성과 조잡스럽다고 생각되는 볼거리들에 아쉬움을 말하면서도 어떤 식으로 다툼을 만들고 갈등을 만드는지 항상 궁금하게 생각되는 것 같다.

서양에는 판타지가 있다면 동양에는 무협이 있다고 말하기는 하지만 아주 젊지도 않아 이런 영화를 무시하지는 않고 있고 그렇다고 나이 든 어른들처럼 이쪽 영화들에 큰 애정까지는 없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적당하게 보게 되고 무덤덤하게 즐기게 된다.

간단하게 말한다면 쇼브라더스 영화는 무협영화가 담아낼 수 있는 거의 모든 것들을 담고 있으면서 그 원형이 되기 때문에 이것저것 불만들을 찾으면서도 그래도 찾아보게 되는 것 같다.

쇼브라더스 영화가 각광을 받던 그 당시에 즐겼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다른 사람들처럼 꽤 흥분하면서 여러 볼거리와 재미들에 감탄하고 즐기지는 않았을까?

장철의 ‘13인의 무사’의 경우도 그 당시로서는 혹은 쇼브라더스 영화치고는 큰 규모의 영화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지금 봐서는 여러 가지로 부족하고 못난 구석들만이 더 눈에 들어오기만 하다.

그래도 많은 인원을 한꺼번에 등장시켜서 만들어내는 대규모 액션과 지나치게 길고 장황하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 무기들이 맞부딪치는 파열음-소음소리가 너무 계속 들려 거슬려질 정도가 되지만 그걸 멈춤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담아내는 뚝심에 감탄하게 되기도 한다.

무협영화가 만들 수 있는 액션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

역사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당나라가 멸망하게 되는 중요한 사건 중 하나인 황소의 난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은 없고 그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는 있지만 ‘13인...’에서 그것은 배경과 설정 이상을 차지하지는 않고 있다.

다만 장철 감독은 다른 영화들에 비해서 ‘13인...’에 무척 여러 가지를 시도하고 있다. 처음 시작부터 그런 점들이 엿보이고 있는데, 십삼태보 중 막내인 이존효가 맹절해라는 자를 죽인 다음 승리를 축하하는 잔치를 벌이는 장면에서 광적인 분위기를 만들지 않아도 충분했을 장면을 일부러 의도적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광란으로 치닫는 장면은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게 되고 술에 취하듯 피에 취한 모습처럼 그들을 보여주려는 것 같았다.

또한 단순히 성 안으로 잠입해서 여러 액션과 결투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서 (그것만 담아냈어도 충분히 인상적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자존심 다툼으로 시작해서 상대방에 대한 모욕으로 번지고 그 때문에 감정이 상해 간교하고 교활하게 배신을 부추기고 여러 모략으로 형제들 사이의 우애가 깨지면서 비극으로 향하는 이야기 구성은, 뛰어남을 인정받지 못해서 질투하고 시기하다가 결국 형제를 죽이기까지 하게 된다는 내용은 액션영화로 무협영화로 이해되기 보다는 권력다툼과 비극의 과정을 신화와 전설처럼 다루려고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이걸 만들면서 장철 감독은 액션들 보다는 의도적으로 다른 것들에 더 공을 들였던 것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신화와 전설을 말끔하게 다듬어내기 보다는 그것 그대로 거칠고 과격한 방식으로 담아내고 있다.

야비한 주온과 대비되는 십삼태보들의 호쾌한 (건방지고 버릇없게도 볼 수 있는) 모습은 전형적인 대립이기는 하지만 십삼태보들이 야만적이고 원시적이면서도 단순하고 무식한 사람들로만 보여주는 것이 아닌 정치적이고 책략적인 술책에도 능하다는 점에서 무척 이색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수없이 즐겨서 조금은 지루하게 되어버린 액션들 보다는 등장인물들의 갈등과 배신 그리고 암투와 계략이 더 눈에 들어오게 되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다툼과 분열, 비극적인 죽음과 배신에 대한 복수를 이뤄내지만 결국에는 쓰라린 패배와 마찬가지인 결론은 그리스 로마 시대의 비극이나 여러 신화들에 비해서도 부족함이 없는 것 같다.

다만 그걸 영화로 만들어내면서 보여주는 (지금으로서는) 부족함이 느껴지는 특수효과와 지금으로서는 촌스럽게 보일 뿐인 여러 배경, 무대, 장면들은 뭔가 더 좋아질 여지가 있었지만 제대로 채워내지 못해서인지 저런 식으로 할 수 밖에 없었을까? 라는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어떤 의미에서는 액션은 배경처럼 밀려나져 있고 등장인물들 사이의 갈등이 더 부각되어서 이걸 액션영화 무협영화로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13인...’을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라고 말하게 되는 이존효와 함께 가장 총애를 받는 사경사가 태평교에서 수많은 이들을 상대로 홀로 상대하다가 결국 그대로 눈을 뜨고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과 이존효에 의해서 다행히 부왕을 구출하게 되는 과정, 사경사의 죽음이라는 비극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광분하는 부왕의 모습 그리고 형제들의 배신으로 인해서 다섯 마리의 말에 온몸이 묶여서 사지(머리까지 포함해서 오지가)가 절단되는 오마분시 장면이 있어 ‘13인...’은 생각 이상으로 흥미로운 구석들이 많기는 하지만 결국에는 액션영화로 무협영화로 생각하게끔 된다.

이런 저런 흥미를 끄는 부분들이 많지만 여러 가지로 완성도에 있어서는 아쉬운 점이 눈에 들어와 이걸 어떻게 했다면 더 좋았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게 된다.

쇼브라더스 영화를 즐기는 혹은 즐겼던 사람들에게는 대체적으로 무척 만족스러운 영화로 기억될 ‘13인...’이지만 한편으로는 부족함을 찾게 되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여러 가지로 흥미로운 부분을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

무협과 액션영화에다가 신화와 비극을 뒤섞어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느 정도 성공적이라고 생각하고 이걸 더 발전시켰다면 어떤 식의 완성이 될 수 있었을까? 라는 궁금증도 생기게 된다.

다만, ‘13인...’이 발표되었을 당시 많은 사람들이 이런 방식의 완성을 얼마나 즐길 수 있었을지는(주인공이라고 말할 수 있을 두 등장인물 모두 영화가 마무리 되기 전 비극적으로 죽어버린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그 당시에 흥행에 성공했다고 들었지만 과연 이런 식의 이야기가 계속해서 성공할 수 있었을까? 계속해서 시도해봤으면 어땠을까?

참고 : 1. 쇼브라더스 영화 중 적룡이 영화가 끝날 때까지 살아남은 경우가 있었나? 딱히 없었던 것 같다. 

      2. 성 안에서 아주 잠시 다뤄지는 이존효의 로맨스는 차라리 넣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