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시작되자마자 한 여자가 울며 말한다.
꼭 떠나야 하냐는 질문에 남자는 이러지 말라고 한다.
이 모습을 한 아이가 잠에서 깨 문 틈사이로 지켜본다.

남자는 그렇게 아내를 떠나고 새롭게 사랑하는 여자에게 간다.
여자는 배우였지만 현재는 딱히 하는 일 없고 남자는 현재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둘은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며 다소 불편한 집에서 거주하며 살아간다.

클로디아(안나 무글라리스)는 몇 년동안 배우생활을 하지 못하며 자격지심도 갖고 있다.
루이(루이 가렐)는 여러 유혹이 있어도 현재는 오로지 클로디아만 바라본다.
클로디아는 영혼이 자유로운 편이고 늘 무엇인가 갈구한다.
루이와 함께 하며 사랑으로 어느 정도는 행복하게 살지만 여전히 마음 속에는 불만과 공허가 가득하다.

영화는 솔직히 내가 이해하고 보기에는 다소 역부족이었다.
무엇보다 한국에서 나고 자란 나에게 저들의 감수성과 가치관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 타인과의 인간관계, 행동양식 등에서.
분명히 대부분 사람은 어느 곳에 살아도 거의 비슷한 양식을 띄게 마련이다.
인간이란 공통점이 있기에 그렇지만 좀 더 들어가면 각자 자라온 환경에 따라 엄청난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질투>에 나온 남녀주인공의 행동과 생각은 잘 설득이 되지 않았다.
심지어 루이의 딸은 이제 막 엄마랑 헤어진 아빠 여자친구와 아주 잘 논다.
더구나 다른 여성이 아빠에게 준 전화번호 쪽지를 보며 전화하라는 이야기까지 한다.
엄마, 아빠가 헤어진 것에 대해 그다지 상처를 입지도 않은 설정이다.
이런 것들이 영화를 보며 나에겐 너무 낯설었고 이해되지 않았다.

한국에서 볼 때 어떻게 보면 좀 권선징악으로 흐른다고 할 수 있는 영화전개였다.
전혀 상관없는 흐름이긴 한데 클로디아는 답답함을 이기지 못한다.
속물적으로 볼 때 사랑하지만 미래가 깜깜하고 현재가 답답한 루이에게 더이상 맡길 수 없다.
여전히 사랑하고 함께 있고 싶지만 클로디아의 제안에 루이는 당연히 거절한다.
여기서 루이가 클로디아의 셋이서 함께 살자는 제안마저 받아들였다면 정말로 이해할 수 없는 영화가 되었겠지만.

사랑은 전부지만 나이를 먹으면 꼭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영화에서 똑같은 추위에 루이가 클로디아에게는 목도리를 주고
딸에게는 자신의 외투는 물론이고 자신의 몸마저 꽁꽁 싸메는 행동을 한다.

역시나, 최고의 사랑은 부모의 자녀에 대한 일방적이며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 내리 사랑인가 보다.
거기에 질투따위는 큰 의미가 없나보다.

핑크팬더의 결정적 한 장면 : 권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