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엘리어트> 새로운 세상을 향해 비상하는 이들을 위하여
▣ 빌리에게 있어서 처음으로 스스로 해보고 싶은 것이 되었던 발레
빌리(제이미 벨)에게는 그저 복싱보다 발레가 더 재밌어 보일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한번 따라해본 것이었는데 그렇게 어설프게 흉내만 냈음에도 빌리는 칭찬까지 듣습니다. 복싱을 할때면 언제나 얻어 맞기한 할 뿐이었기 때문에 전혀 재미도 없었고 그래서 '칭찬'과는 더더욱 거리가 말었던 빌리였기에 발레 선생님 '윌킨슨 부인'(줄리 월터스)의 칭찬은 빌리에게 큰 의미로 다가올 수 밖에 없었던 것이죠.
물론 선생님의 그 칭찬은 그저 인사치례와도 같은 것일 수도 있었겠지만 빌리에겐 '나도 이렇게 잘할 수 있는 것이 있구나'하는 자신감이 되었던 것일텐데, 그렇게 빌리는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발레를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은 처음으로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닌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이 됩니다. 여기에 "늘 자신에게 충실하렴"이라고 다정하게 말씀해주신 어머니의 말씀과 빌리의 잠재력을 봐주신 윌킨슨 부인 덕분에 빌리는 조금씩 더 큰 세상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게 되는데 처음에는 이런 빌리를 보고 발레는 여자아이들이나 하는 것이라고 말하던 아버지와 형의 반대도 있었지만, 진정으로 춤추고 싶어했고를 또 잠재력을 갖고 있는 빌리의 모습을 본 두 사람 역시 빌리에게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줬습니다.
▣ 새로운 세상을 향해 비상할 준비를 했던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아이들,
그리고 자유롭게 날 수 있도록 도왔던 어른들, 따뜻한 감성의 이야기
이처럼 <빌리 엘리어트>는 새로운 세상을 향해 비상하는 이들과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는 아이들의 성장담을 담아내는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으로, 아직은 그게 뭔지는 잘 몰랐지만 춤을 출때면 모든 걱정이나 고민은 사라지고 한마리의 날으는 새가 되어 자유로워짐을 느꼈던 빌리와 그런 빌리가 자유롭게 하늘을 훨훨 날아갈 수 있도록 도와줬던 어른들의 이야기가 따뜻한 감성으로 담겨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다만 뭐가 더 좋은 것이고 뭐가 맞는 것인지도 낯선 아이들이기에 필요할 수 밖에 없는 어른들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는 많은 작품들에서 담아내고 있기 때문에 그다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만 <빌리 엘리어트>가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영화속에 그 시대 영국 노동자들의 아픔을 함께 녹여내면서도 그 아픔을 밑거름으로 성장한 소년의 이야기를 감동과 여운으로 승화시키고 있었기 때문인데, 여기에는 영화속 사람들의 모습 역시 큰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 진한 감동과 여운을 만들어내신 빌리의 아버지 재키 엘리어트
자신을 위한 삶이 아닌 아이를 위한 삶을 선택하시는 그의 모습
아마도 이것이 바로 우리네 부모님들의 모습이시기도 하겠죠..
아이가 자유롭게 날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어떤 비난과 희생을 감수할지라도 자존심을 모두 내려놓으면서 스스로 '배신자'가 되는 길을 선택했던 아버지, 그리고 이런 아버지를 처음엔 이해하지 못했지만 역시 동생을 향한 믿음을 보여줬던 형, 두 사람은 겉보기엔 거칠어 보일 수도 있었지만 그 속은 한없이 따뜻한 이들이었고 묵묵히 지켜봐주신 할머니나 이런 빌리를 세상 밖으로 이끌어주신 윌킨슨 부인 역시 빌리에게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여기에 언뜻 속마음을 내비쳤던 귀여운 여자친구와 떠나는 친구를 아쉬워하면서도 그의 성공을 빌어줬던 이들까지, 한마음으로 응원해주신 이 모든 사람들 덕분에 빌리는 더 높은 곳을 향해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인데 이 모든 인물들의 드라마가 잘 어우러지고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따뜻한 느낌으로 와닿았던 작품 <빌리 엘리어트>였습니다.
특히 그 중에서도 이제 자신의 삶이 아닌 아이를 위한 삶을 선택하는 아버지의 모습에서는 이 시대 모든 부모님들의 모습이 떠오르더군요. 아마 부모님들의 크나큰 사랑은 모두가 그러한 것이겠죠. 온전히 '나 자신'만을 생각할 수 없기 때문에 그 부당하다고 느끼고 있었던 현실과 타협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아버지. 어느 장면에선 정겨운 웃음도 만들어내시지만 또 어느 장면에선 진한 여운과 감동까지 만들어내셨던 아버지 '재키 엘리어트'의 모습이 그토록 아름답게 느껴졌던 것은 이제 그런 나이가 되어간다는 말일까요? 떨리는 마음으로 아들의 공연을 기다리시던 그의 모습이 굉장한 여운으로 남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그들의 행복한 이야기를 관객들의 것으로 남겨놓은 선택 역시 좋았던 <빌리 엘리어트>였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