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E(Chronic traumatic encephalopathy 만성 외상성 뇌병증) : http://navercast.naver.com/magazine_contents.nhn?rid=1697&contents_id=108292

피츠버그 시는 영광의 스틸러스 팀에게

새 경기장을 지어주느라 2억3천3백만 달러를 썼어

한편으론 학교를 폐교하고 세금을 올리면서 말이야

이 사람들은 세상을 바꾸려는 게 아니야

이건 기발한 학문적 발견도 아니고

이름 없는 의학 학술지 구석에 실렸을 뿐이야

베넷 오말루는 기업과 전쟁을 하려는 거야

먹을 것을 찾는 것처럼 매주 자기들의 상품을 찾는

2천만 명의 사람을 가진 기업 말이야

NFL은 일주일에 하루를 소유하고 있어

교회가 소유했었던 것과 같은 날이지

이젠 그들 거야

그들은 거인이야

난 선수들을 계속 경기장으로 내보냈어요

경기의 일부가 되어야만 했으니까요

선수들을 알려면 항상 옆에 있어야 했어요

무슨 수를 쓰든 경기를 하게 만들어야 했어요

테이프, 바늘, 바이코딘, 토라돌, 리도카인, 페르코셋, 렉사프로, 졸로프트

뭐 빠뜨린 게 있나요?

타이어와 오일과 같은 것이죠

차를 경주 트랙에 내 보내려는 정비사 같았죠

그건 일이었죠

어떻게 살았는지를 알면 죽은 원인을 알 수 있어요

베넷 오말루

시릴 웨트

줄리안 베일리스

단지 위에 언급한 3명만으로 이 모든 일들이 이뤄진 것은 아니겠지만(더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용기 그리고 아픔이 있었겠지만) ‘컨커션’에서 다뤄내려고 하는 이야기에서 저 3명이 없었다면 그 과정은 생각보다 더 쉽지 않았을 것이고, 어쩌면 가능하지 못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진실을 밝혀내고 여러 어려움들을 이겨낼 수 있었던 (중요한 위치에 있었던) 그들의 이름을 특별히 언급해야만 할 것 같다.

이제는 스포츠가 단순히 운동경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엄연히 승패가 갈리는 승부만이 아닌 그것과 관련하여 수많은 경제적 이해득실과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에, 또한 견고하고 완고한 조직이 있기 때문에, 그런 단단함에 흠집을 내려는 시도는, 어떤 틈을 만들어내고 잘못된 점들을 바로잡으려고 하는 시도는, 그들이 감추려고 하고 숨기려고 하는 진실을 밝혀내고 폭로하려고 하는 시도는 대단히 위험한 행동일 것이고 그런 시도를 하려는 이들의 경력에 있어서 혹은 삶에 있어서 큰 위기를 만드는 행동이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일 것이고 절대적으로 큰 용기가 필요한 행동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자발적으로 그런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일종의 숭고한 희생정신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오말루 박사처럼 그걸 알게 되었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 아닌) 어쩔 수없이 그런 선택과 행동을 하게 되는 경우가 보다 일반적인 선택이라고 말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그동안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려는 입장에서 오말루 박사를 지지하고 지원하는 줄리안 베일리스나 오말루 박사의 후원자라고 말할 수 있는, 어쩌면 오말루 박사를 시기하거나 욕심을 부려서 그의 업적을 훔치려고 하거나 진실과 관련된 힘겨루기 속에서 자신의 명성과 명예를 지키고 여러 손실을 피하려는 선택을 했어도 충분히 그 선택을 이해할 수 있는 시릴 웨트와 같은 사람들이 진실을 받아들이고 수긍하고 인정하며 그 진실을 위해서 자신(들)을 일정하게 희생하고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 또한 눈여겨보게 되는 것 같다. 어쩌면 그런 노력들을 더 주의 깊게 보게 되기도 한다.

각자가 자신의 위치에서 해낼 수 있는 최선을 통해서 그들은 그리고 오말루 박사는 알려지길 꺼려하는 거대한 침묵을 밝혀내고 알려지도록 하고 있다.

‘컨커션’은 그 어려웠던 힘겨웠던 시간들을 설득력 있게 담아내고 있고, 최선을 다해서 그 당시를 그리고 당사자들의 노력을 담아내고 있다.

NFL

한국에서는 그리 인기를 끌고 있진 않지만 (북미 지역에서나 인기가 있기는 하지만) 높은 인기의 스포츠이고 그렇기 때문에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영역에 오말루 박사는 개입되어버리고 전혀 새로운 진단과 사례-질병을 찾게 되어 수많은 위협과 진실에 대한 공격과 맞서 싸우게 된다.

어떤 의미에서든 오말루 박사는 무언가를 폭로하겠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저 과학적 진실에 대해서 말하려고 했을 뿐이고 그 진실에 기대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있었을 뿐이니까. 도대체 진실에 대해서 왜 그런 식으로 반응을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어하는 그의 모습이 어쩌면 올바른 모습인지도 모른다. 혹은 당연한 모습인지도 모른다.

그 진실과 관련된 복잡한 이해관계를 미리 생각하고 겁먹게 되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를 미리 예상하고 그 예상들이 실제로 벌어지는 모습들을 보면서 과연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어떤 방식으로 돌아가는 세상인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기도 한다.

‘컨커션’은 철저한 외부인이라고 말할 수 있는 오말루 박사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있은 후, 그가 죽은 자들에 대해서 어떤 예의를 보이고 있는지, 시체를 해부하고 부검한다는 것에 대해서 죽은 사람들이 자신의 죽음을 어떤 식으로 말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잠시 알려준 다음  본격적으로 CTE에 관해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는 경우

전혀 보고되지 않고 생소하기만 한 사례

새로움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들

어떤 고정관념이 깨어지게 되는 순간

그리고 그로 인해서 발생될 여러 곤혹스러운 상황을 막으려고 하는 시도들

스포츠 스타이며 도시의 영웅이었고 우상이었던 마이크 웹스터가 어떻게 죽음에 이르렀는지, 삶이 망가지고 정신적 육체적 괴로움 속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유가 무엇인지를 알아내려고 하는 과정 속에서 알게 된 새로운 진실이 어떤 식으로 침묵을 폭로하고 위선을 파헤치는 과정이 되는지를 ‘컨커션’은 특별한 개성을 만들지는 않지만 흥미를 잃지 않게 만들고 있고 진실의 알리게 될 때의 위험함과 힘겨움을 잘 살려내고 있다.

오말루 박사가 흑인이라는 것에 대한 인종적인 편견

오말루 박사가 (아직 이민이 허락되지 않은) 나이지리아 출신자라는 출신에 대한 편견

오말루 박사가 밝혀낸 진실에 대한 수상한(마음에 들지 않는) 시선들

‘컨커션’은 스포츠와 관련한 경제논리가 어떤 식으로 거대한 압박-압력을 그리고 위선을 만들게 되는지도 알려주지만 그와 함께 새로운 입장과 시선 그리고 논리적 결론과 과학적 입증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보이게 되는지를, 진실을 알리려는 선구적인 시도에 어떤 반박과 부정을 하게 되는지를 알게 되기도 한다.

진실이라는 충격을

진실을 위한 투쟁을

진실에 대한 다툼과 갈등을

일종의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우리는 바라보게 된다.

앎과 지식이 단순히 앎이 아니고 지식이 아니게 되는, 새로운 증상과 병인을 알게 되었을 때 환호하고 축하-칭찬하기에 앞서 그것이 조직-세력과 관련되어 있을 때, 경제-돈과 관련된 이해관계-논리가 얼마나 무서운지를 알게 되는 전형적인 사례이기도 할 것 같다.

그래서인지 좀 더 그들의 그의 노력과 용기에 감동하고 많은 것들을 본받고 싶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였다면 못했을 것 같은 그런 모습들을 영화를 통해서 찾아보게 되고 나였다면 어땠을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일주일의 하루를 소유한다는 것에 대해서

교회와 마찬가지로 하루를 소유한다는 것에 대해서

스포츠와 종교라는 것에 대해서

스포츠라는 종교와 사업에 대해서

그리고 그것에 도전하는 무모하고 용기 있는 행동을 

생각지도 못한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 어떤 경악을 그리고 감탄을 하게 되는지를

원하지 않았지만 알게 되어버린 진실로 인해서 어떤 행동을 하게 되고 어떤 상황을 겪게 되는지를

그런 용기 있는 행동을 하게 되었을 때 겪게 되는 고난들을

그 진실을 존중하고 지금까지의 생각을 바꾸게 되는 길고 긴 시간들을

진실에 편들고 진실에 고개 숙이는 것에 대해서

위선과 침묵 그리고 온갖 타협들에 대해서

그런 것들을 생각하게 된다. 

‘컨커션’을 대단하지 않은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 스포츠를 소재로 한 그저 그렇고 그런 작품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개인적으로는 꽤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무척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참고 : 윌 스미스의 연기는 그냥 제몫을 다했다는 말로만 말하기에는 아깝다고 생각하게 된다. 손에 꼽을 연기였던 것 같은데, 내 평가가 너무 후한 것인지 그게 아니면 사람들이 많이 놓쳤던 것인지 어떤 것이 맞을지 모르겠다. 그리고 한명 더 추가한다면 알렉 볼드윈도 최근에 다양한 작품들에서 좋은 모습들을 많이 보여주고 있고 이번에도 도드라진 수준까진 아니라도 꽤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