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아들은 윙~~~을 아주 좋아해요.

윙은 다름아닌 드라이기를 말하는거죠^^;; 아직도 몇개 안되는 단어를 구사하는지라 ㅡ.ㅡ

딸들과 제 머리가 길다보니 드라이기는 필수 3개나 갖고 있었는데 태어난 이후 처음에 아기앞에서

청소기나 드라이기 믹서기를 사용하면 소리가 요란하기 때문에 놀랄수 있잖아요.

그래서 최대한 아기가 깨어있을때 사용을 하고, 꼭 필요할때만 사용을 하면서도

혹시나 놀랄까 싶어서 항상 아들이 깨어서 잘 놀고 있을때 앞에서 머리를 말리면서

웃어주거나 꼭 안아주면서 안심을 시켰어요.

그랬더니 어느날부턴가는 무거운 드라이기를 들고서는 자기도 머리를 말리는 시늉을 시작하더니

12개월이 지난 후에는 아예 자기것이라고 우기는듯~

잠자고 일어난지 얼마 안되서 눈가가 좀 부은듯 한데 ㅎㅎ

물한잔도 안마시고 자기만의 수납장앞으로 가네요.

원래 울집 드라이기와 고데기 등을 비롯한 미용도구들이 있는 곳이었는데

손잡이가 동그란것이라 혹시나 다칠까봐 또 모두 열어서 다 살림을 꺼내는것을 방지차원에서

모두 빼두었건만.... 섭렵해버렸죠.

이제는 별거별거 다 갖다 놓고 있네요.

누나들의 머리띠는 물론이고, 엄마의 커피잔도 갖다 넣어두고.

도대체 이 커다란 뿅망치는 어찌 넣으려고...

애를 쓴다 애를 써~ 아주 낑낑거리다 못해 나중에는 울고불고 난리를 치면서

넣으려고 안간힘도 써보고.

엄마가 누나가 문을 열때 손잡이가 없어서 옆부분을 잡아당기는 것을 본 모양인지

이제는 언제나 자유자재로 문을 열어제끼네요.

뭐 도와달라고도 안하고 그냥 처음에는 낑낑대면서

혼자 문열기가 성공할때까지 아주 그냥~~~ 몇분을 초집중 모드였어요.

이젠 그 아랫쪽의 서랍까지도 열어서 머리끈도 다 꺼내는 통에

머리끈과 함께 들어있는 실삔이랑 자동똑딱이삔같은

작은것은 모두 치워뒀으니 수납공간이 더 줄어들었어요.

하도 하루가 멀다하고 누나들이 엄마가 돌아가면서 드라이기를 사용하니

친해질만도 하죠^^ 거기다 소리가 나면 처음에 울길래

살짝씩 얼굴로 바람을 쐬어주면서 장난치듯 웃어주었더니 이제는 완전히 자신의 장난감이라

여기는것인지 아니면 자연바람이 아닌 드라이기 바람으로 콧바람맛을 들게 한건지...

결국 아들이 나에게 와서 " 윙~~ 윙~~~" 이렇게 말하면 이제는 큰 드라이기는

주지 않고 그 옛날에 받아두었던 미니 드라이기를 주고 있어요.

ㅎㅎ 그럼 또 좋다고 머리 말리는 시늉을 하죠.

코드를 꼽지 않아서 작동이 안되도 좋다고 흉내내기 놀이에 푹 빠진 어느날

하루종일 집안의 온갖 살림들을 꺼내서 활용하며 갖고 노는게 일이다보니

조금씩 조금씩 집안에 아들이 원하는 공간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가득이나 아이들 책상 바꿔주는터라 방이 비좁아질 지경인데 아들 살림까지 또 따로

만들어줘야 하니 정리를 해도 해도 끝이 안나는 요즘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