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호미숙 여행작가입니다. 지난주 안면도 여행하면서 무리했는지 며칠간을 집안에서 꼼짝도 못 하고 여행기만 썼는데요. 모처럼 기운을 차리고 월요일 힘차게 시작하려 일부러 고덕천으로 산책을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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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퇴행성 관절염이 시작되어 2년간은 거의 여행을 제대로 못할 정도였는데요. 지난 5월부터 것파인이란 건강식품을 먹으면서부터 신기할 정도로 몸이 좋아져서 그나마 여행을 많이 할 수 있고 자전거도 타고 이렇게 산책도 나갈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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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글은 여행기보다는 그냥 아침 일기 정도로 보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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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시 같으면 전기 자전거 타고 갔을 텐데 전기자전거 계기판이 에러 나면서 수리를 맡겨서 어쩔 수 없이 걸어서 길을 나섰습니다. 이상하게 호미는 한곳을 매번 가는 것을 싫어한다고 할까요? 자전거 탈 때도 마찬가지지만 걸어서 운동 삼아 하더라도 같은 장소만 매일 가는 건 취미에 맞지 않는다고 할까요. 아무래도 제가 산책 위주나 운동보다는 사진을 찍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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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천을 가려면 고덕교 양쪽으로 내려가는 길을 따라가는데 한강 쪽이 아닌 도심 쪽 고덕천을 걸어볼까 하고 고덕교 오른쪽으로 접어듭니다. 현재 고덕교는 한창 공사 중입니다. 확장공사와 고덕보도교 설치공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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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앞 운동기구가 있는 곳에서 고덕천으로 향하는 계단을 이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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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일동역으로 향하는 5호선 지하철이 운행하는 구간으로 지하철 열차가 들어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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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돋이를 보러 갈까 하다가 일부러 산책을 선택했어요. 퇴행성관절염에는 주사나 약도 있겠지만 제 경험상으로는 주사도 약도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무릎 양옆의 근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일부러 걷기나 자전거 타기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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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같으면 하루 만보 걷는다는 건 생각도 못 했을 정도예요. 이전 안면도 여행도 그렇고 이날 고덕천 산책도 거의 8000보 가까이 걸음을 걸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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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내려앉은 고덕천 변 벚나무가 있어서 가을 아침이 더욱 상큼하게 시작합니다. DSLR 카메라는 일부러 놓고 스마트폰으로만 촬영했어요. 아무리 화소가 1억 화 소라고 해도 DSLR을 따라갈 수 없는 화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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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아침이라 서늘할까 봐 니트 모자에 점퍼까지 걸치고 갔는데 돌아올 때 더워서 혼났습니다 ㅋ

아참 화장을 하지 않고 민낯이라 선글라스는 위장용으로 사진 찍을 때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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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나간 길이 6시 20분 경이였는데 고덕천에 도착하니 여러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새벽 운동을 나온 사람들 또는 일찍 출근하는 사람들이 고덕천을 일부러 걸어서 이동하는 것 같았어요. 강아지와 함께 나오신 분들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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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에 사람만 부지런한 게 아니었어요. 왜가리 한 마리 혼자 개천을 거닐며 물고기를 찾고 있네요. 사람과의 거리가 별로 멀지 않은데도 도망가지 않고 유유히 자기 할 일 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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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는 물고기가 살고 있는데 먹이를 주지 말라고 강조합니다. 녹조가 끼고 수질을 오염시킬 수 있다고 하네요. 고덕천은 양편으로 한쪽은 산책로 전용이고 한쪽은 자전거와 산책이 가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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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슬이 뽀얗게 내려앉은 슈크렁은 엷은 망사 옷이라도 걸친 듯이 하얀 눈이 살짝이 쌓인 듯이 한낮의 모습과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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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에서 마주하는 꽃은 또 다른 즐거움이죠. 수국 매지컬캔들이라는 꽃과 이테아란 꽃이 나란히 피워 탐스럽게 반기고 새초롬하게 피워 오가는 사람들에게 아침인사를 건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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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갔을까 걸음 4000보 정도에서 되돌아오면서 보니까 징검다리가 있네요. 얼마 만의 징검다리를 건너는지 맑은 물 소리와 함게 아침 산책 느긋하게 여유롭게 가을 감성을 느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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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꽃이 반기다

여름내 피워낸 풍년초 개망초가 후라이팬에 계란 프라이라도 해놓은 듯 다소곳이 피었고, 개미취와 구절초 분홍 토끼풀, 허브꽃과 황금 코스모스까지 가을 아침에 반기는 고덕천의 꽃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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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네이버 밴드 페이지에 라이브로 방송을 했습니다. 수변에 자라고 있는 식물들의 이름을 물어보는 퀴즈였답니다. 혼자 산책하지만 라이브로 방송하면 청취자들과 함께 하는 것 같아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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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나무의 단풍을 보면서 유난히 붉은 단풍이 물든 것을 보면 하나같이 아픈 상처의 흔적이 있는 이파리들이 더 빨리 물들고 있다는 거죠. 아픈 흔적은 아름다움으로 승화되는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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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향해 치솟으며 자란 미루나무도 곱게 노랗게 물들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양재천은 일부러 자주 갈 정도였는데 이쪽 고덕천을 보고 양재천 못지않게 아름답다는 걸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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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떼가 길에서 모이를 쪼다가 후드득 날아오른 순간 찰칵, 스마트폰이라 약간 더 흔들린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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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이미 우리 곁에 머물렀는데 이렇게 확인을 해야만 가을인듯해요. 아침저녁 기온차는 있다 해도 늦여름부터 단풍을 곱게 물들이고 있었는데 우리는 계절을 구분하느라 그때의 단풍은 가을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때이른 단풍이라고 말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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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색과 핑크빛이 섞인 구절초 그리고 보라색 꽃송이를 길게 피운 허브도 가을 아침을 한껏 들이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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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또 걷고 고덕천 전체를 다 거닐어본 것도 아닌데 꽤 많은 거리를 걸었네요. 사진 찍으랴 감상하랴 남들보다 훨씬 느린 걸음으로 가을 아침 운동 겸 가을 나들이 겸 다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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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가을 나들이, 고덕천 아침 운동 산책, 가을이 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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