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남맛기행 3


- [영덕]강구 노물리 "선미횟집"


아무런 기대 없이

우연히 들어 갔는데

정말 맛있는 곳을 찾았을 때 처럼

신선한 감동을 받을 때가 또 있을까?

더군다나 그것이 철저한 스케줄에 짜여서 움직인 맛기행이라면.....




김소장의 식도락 인생을 더듬어 보면

전반부는 철저한 검증을 앞세워 맛집을 찾아다닌 것 위주로....

후반부는 그냥 정처 없이 떠나면서 내 스스로 맛집을 찾아보는 위주로...

나뉘어 지는 것 같다.


이제 어지간히 전국을 돌아다니고 먹어보고 느껴보고 하다보니

온라인 공간에서 회자되는 식상한 곳에 대한 정보도 그러녀니와~

일단 줄을 서게 되면 본래의 깊은 맛은 사라진다는

거의 100%에 가까운 진실이

이름 없는 처녀지를 찾아 떠나게 만든다....






1차를 덕성식당, 2차를 해동횟집에서 하고 노물리 바닷가로 나와서

태풍으로 무너진 방파제 근처를 산책하고 있을즈음

평범한 2층 양옥집 뜰 안에 있는 너른 수족관이 김소장의 눈앞에 띄는 것이 아닌가~


따돔, 갓돔, 줄돔, 쥐치, 놀래미와 소라와 각종 잡어가 가득한 수족관....

어찌 이것을 그냥 지나 칠 수있으랴~


그물을 손질하는 쥔장에 물어보니

직접 나가서 고기를 잡고

그놈을 횟감으로 판단다.


까맣게 그을린 투박한 얼굴이며

흥정을 하려하자 저 풍랑에 잡아온 고기를

흥정하려 한다며 차라리 그냥 가라는 말투며


횟감의 질 보다는 입담과 수단으로

강구의 유명 횟집으로 자리잡은 해동횟집과는 전혀 다른

신선한 매력이 우리를 잡아 끌었고

계획에도 없이 내리 연짱 반나절 만에 세번째 날거를 먹게 되었다.






어구가 여기 저기 널려있는 마당사이로 자리잡은 수족관.....





때깔도 고운 날 것들이 발길을 붙잡는다~




머 하나 흠잡을 데 없는 어종이 김소장의 발을 묶는다~









어부이자 주인장이신 어르신이

흥정에 대한 역정은 뒤로 감추고

가격에 비해 좋은 어종을 손수 휘휘 골라 주신다....

바로 우리가 역정을 들으면서도 내심 기대 했던 바가 아니던가 ㅎ ㅎ









역동적으로 살아숨쉬는



한때 바다를 휘젓던 ........




생물들에 대한 묵념~















전망이 훤한 가정집 2층 방에 투박하게 차려진 한상~



어차피 ......프로들이 건드릴 것은 오직 이것뿐이니 상관없다~





기교 없이 썰어냈지만 식감이 살아있고~




숙성 없이도 찰진 이 순결한 맛이여 !!!




배경에 깔린 와사비가 비칠 듯~ 안비칠 듯~

막 짜낸 참기름 처럼 고소한 뱃살하며~






그 어떤 것도 가미하지 않고~



진하게 끌여낸 국물....








이렇게 순결하면서.....




역설적으로 농익은 맛이 또 있을까.....





그보다 더 맛을 돋와준 것은 시간차로 연속해서

날것을 거침엇이 먹어주는 이 동지들~





이보다 사랑스러운 이들이 또 있을까 !!!


이집을 나와......방금 출하된 송이 박스를 받아들고 4차로 해물을 먹으러 출발 고고씽~